[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내가 감독만 몇 년인데 아직도 선수를 잘못 보는 것을 보면…."
프로농구 부산 KT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KT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통신사 라이벌전에서 61-72로 패하며 올 시즌 한 팀 최다인 7연패를 당했다. 3승8패로 9위까지 추락했다.
시즌 초반 몇 경기에서 반짝했지만 확률 낮은 외곽슛이 터진 효과가 컸다. 외곽을 위주로 하는 팀은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딱 KT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31개(11경기)의 3점슛을 쏘았다. 경기당 21개나 시도했다. 성공률은 32.9%로 5위. 득점력은 평균 68점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29), 마커스 루이스(28)의 들쭉날쭉한 경기력마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특히 루이스가 마이너스 요인이다.
전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당황하지 않는 게 우리 스타일인데"라면서도 "선수들에게 연패는 신경 쓰지 말라고 강조하는 중이다. 근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내가 외국인선수를 잘못 뽑아서 선수들이 고생하고 있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저렇게 하는 선수(루이스)를 뽑았을까 싶다"며 자책했다.
루이스에 대해 "어린 선수가 몸 관리를 정말 못하고, 수비와 공수전환에 문제가 많다. 감독을 이렇게 했는데도 아직까지 외국인선수를 보는 눈이 없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KT는 올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루이스를 선택했다.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상위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어 기대가 컸다. 그러나 11경기에서 평균 8.8점 6.8리바운드에 그쳐 불합격이다.
루이스의 대체 외국인선수 후보 2~3명을 두고 검토 중이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31)의 부상도 뼈아프다. 외곽 위주의 농구를 하는 팀에 가장 확실한 포가 없는 셈이다. 에이스의 존재만으로도 팀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전 감독은 "(조)성민이가 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나머지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민이를 비롯해 우승연, 이광재 등 중간층 선수들이 선배들을 도와주고, 어린 선수들을 끌어줘야 하지만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성민은 부상으로 아예 빠졌고, 우승연과 이광재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반등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 일당백 외국인선수를 찾는 것도, 해결사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전태풍(34)이 버티고 있지만 역시 기복이 있어 상대에게 절대적으로 위협적인 선수는 아니다.
일부에서 KT발 트레이드를 예상하는 배경이다. 결국 조성민 복귀가 변수다. 그런데 그의 복귀는 아직 멀었다.
전 감독은 "러닝은 시작했다"면서도 "트레이너에게 복귀 시점은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판단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선수나 트레이너는 급한 마음에 복귀를 서두를 수 있다. 무리했다가 재발하면 향후 선수 생활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며 "의사나 트레이너는 2개월이면 된다고 했지만 나는 경기체력을 올리는 것까지 고려해 (복귀까지)최소 3개월을 보고 있다"고 했다.
조성민이 회복 후에 하체 근력을 만들고, 슈팅 밸런스를 잡을 때까지 코트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이다.
KT는 오는 8일 6연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에 있는 울산 모비스와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