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NC 다이노스에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바로 잠실구장 원정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1군에 진입한 지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의 약점은 아무래도 경험 부족이다. 이호준과 이종욱, 손시헌 등 포스트시즌을 적잖게 치러본 베테랑들이 있지만 주축 선수들 가운데는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베테랑 선수들이 하는 조언이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가을잔치가 주는 긴장감, 들뜨는 기분을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NC 선수들도 이미 한 경기를 치러봐 '포스트시즌이 어떻구나'하는 감 정도는 모두 잡은 상태다.
NC의 나성범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처음이어서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긴장이 안 될 줄 알았더니 긴장이 됐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관중들이 더 열성적으로 응원해 나도 모르게 붕 떴다"며 "하지만 이제 어떤 분위기인지 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실구장에서 치러질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은 여전히 걱정이다.
SK 와이번스에서 뛰면서 적잖게 포스트시즌을 치러본 모창민은 "정규시즌에는 그런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잠실구장이 가장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구구장이 가장 긴장이 안 되고, 사직도 큰 구장이지만 별로 떨리지 않는다"며 "잠실구장이 가장 긴장된다"고 전했다.
첫 가을잔치를 치르는 박민우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친 뒤에도 "붕 뜬 기분은 있었지만 긴장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늘 여유있는 미소를 짓고 다니지만 역시 잠실원정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
그는 "잠실구장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할 때 긴장했다. 사직구장이나 다른 구장은 별로 떨리지 않았는데 잠실구장에서의 첫 경기는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이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고 했다. 잠실에 가면 장난이 아니라고 했다"며 "잠실구장에 가서 긴장할 것 같아 걱정이다. 1, 2차전은 익숙한 마산구장이어서 긴장이 안됐는데 잠실구장에서 하는 것은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1차전에서 4-13으로 대패한 NC가 2차전까지 내줄 경우 시리즈 흐름 자체가 LG 쪽으로 많이 넘어가게 된다.
만약 잠실구장이 주는 긴장감까지 작용하게 된다면 NC에 여러모로 불리해진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책 하나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 타석에서의 공 하나하나도 승부의 주된 요인이 된다. 긴장한다면 수비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고, 타석에서는 공이 더 안보이게 되는 법이다.
조금이라도 익숙한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이 NC에는 한층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NC의 김경문 감독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가지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선수들이 한층 편한 마음을 갖고 뛰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