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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포츠신문 , 차라리 소설을 쓰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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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설을 쓰네요. 스포츠 신문!!


부풀리기, 추측, 호기심 유발…

신문판매 전략에 휘둘리는 여성연예인 인권



리는 매일 신문 가판대에서 연재 소설을 읽는다. 대판 32면짜리. 가격은 500원. 주인공의 칼라사진을 큼지막하게 박아
충분히 시각적 서비스를 해주는 친절한 소설. 우리는 이미 중독되었고 내일 나올 이야기를 기다린다.

주인공이 된다는 자체로 소위 ‘떴다’고 말할 수 있다. 최소 500만 인구가 부러움의 눈길로 그를 쳐다본다. 그러나 그것은 스포츠 스타의
‘홈런’급 활약이나 연예인의 ‘애교스러운 스캔들’에 한해서이다. 한 번 잘못 걸리면 ‘국물도 없다’. 특히 여성연예인은 조심해야 한다.
이번 황수정씨 사건처럼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모두 동원된 판타지 소설이 양산돼 ‘죽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여성연예인 인권 관련 토론회 열려

구랍 12일 문화개혁시민연대(이하 문화연대) 주최로 ‘여성연예인 인권과 스포츠 신문의 선정성’에 관한 토론회가 있었다.

문화연대는 “최근 연예인 황수정의 마약 복용 혐의 사건을 통해 드러난 스포츠, 연예지들의 선정적이고 경쟁적인 기사들은 그 사건만큼이나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번 오현경, 백지영, 이태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연예인들은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집요한 추궁과, 자의적인
사건 부풀리기,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선정적 언어사용을 자행하는 황색언론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인권침해를 당해왔다.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왜곡 보도하거나, 그것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스포츠, 연예지들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 사회는 연예인들의 인권을 얼마나 침해하는지,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를 살피고자 한다”며 토론회를 개최한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는 서강대 신문방송학 원용진 교수의 사회로 김선남(원광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동연(문화평론가), 남윤인순(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최보은(월간 ‘프리미어’ 편집장), 황금희(월간 ‘이프’ 편집장)이 참여했다.

토론에 앞서 여성특별위원회 이미경 위원(민주당)은 “연예인 인권과 미디어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예민한 것이지만 이제는 공론화시켜야 한다.
미디어는 여성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대포장해서 개인의 인권을 짓밟아온 거대 권력이다. 과거의 오현경, 백지영 사건이 네티즌들에 의해 저질러졌다면
이번 황수정 사건은 철저히 공적 미디어에 의해 저질러졌다”며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질을 왜곡하는 보도

김선남- 스포츠 신문은 ‘황수정 마약복용혐의’ 사건과 관련해서 ‘냄비식’, ‘터뜨리기식’,
‘선 정적’, ‘과장’, ‘추측·추론’ 그리고 ‘성차별적’ 보도로 일관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떼거지’로 몰려들어 과열경쟁을 하다가 이삼일
간격으로 ‘검거’, ‘구속’, ‘변호사 선임’, ‘처벌’ 등과 관련된 소재를 터뜨리고, 마약복용혐의 사건보다 독자의 도덕적, 심미적 감성을
자극하여 실제보다 흥미롭고 중대한 것처럼 윤색해 3류 연예소설을 만들어냈다.

“잘나갈 때 남자 조심!”(일간스포츠 11월 14일), “황수정의 남자들 어디선가 떨고 있다”(스포츠서울 11월 15일), “황수정의 복잡한
사생활…언젠가 일낼 줄 알았다”(굿데이 11월 14일), “황수정-O양 ‘그 남자들’ 묘한 인연”(스포츠 조선 11월 15일) 등 사건
발생 후 표제로 등장한 거의 모든 기사가 흥미진진한 3류 연예소설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마녀의 신원 확보”, “성생활의 화신” 등 극단적이고 과장적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황수정의 인권을 침해했음과 동시에 사건의 본질은
왜곡되고, 부수적인 요소가 부각됨으로써 사회문제로 제기되어야 할 사건을 개인문제로 축소시켰다.

스포츠 신문은 우리 사회의 여론을 주름잡는 중앙일간지가 상업주의를 최대한 구현하겠다는 속셈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 신문사의
이러한 경영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여전히 스포츠 신문은 선정성 논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최보은- 스포츠 신문은 선정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선정성은 우리가 말하는 말초적인
선정성이 아니다. 사실을 끝까지 까발리고 진실을 추구하는 선정성이다. 스포츠 신문의 문제는 소재의 선택에 있다. 약자를 공격함으로써 재미를
추구하려는 경향이 만연해 있다. 자신들이 주류의 입장에서 황수정이라는 개인을 공격해 판매부수의 증가라는 이득을 취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황수정의 섹스스캔들이 아니라 마약을 했다는 것이다. 황수정의 남자가 누구든, 오피스텔에서 섹스를 했든 안
했든 무슨 상관인가? 마약 문제에 대한 논의는 뒷전인 채 사생활만 들쑤시고 있다.


인권침해에 대한 제도적 압박 필요

이동연- 황수정 사건의 보도 행태를 보면 다섯 개 스포츠신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방향도 강구하고 싶은 심정이다. 스포츠신문 자체가 피드백 임팩트를 당해봐야 진짜 쇼킹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나도 아침마다 스포츠신문에 어떤 타이틀이 나올까 기대한다.(웃음) ‘황수정 죽이기’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공모자가 어느덧 되어버린
것이다.

스포츠신문사 측에게 여성연예인들은 항상 신문판매부수를 늘려 줄 고객이거나, 특종을 위한 좋은 사냥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여성연예인들은
황색언론이 만든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언론들은 스타의 유명세에 값하는 유명세로 치부하면서 인권침해를 오히려 자연시하고 있어 보인다.

남윤인순- 공인에 대한 알권리와 사생활침해와의 충돌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사생활에 대한 추측성 폭로는 단죄해야 한다. 비단 스포츠신문만이 아니라 ‘연예가중계’, ‘한밤의 TV연예’, ‘섹션TV 연예통신’
등 TV 프로그램들도 황수정의 마약 관련 사건을 가지고 섹스스캔들화 한 형태는 매일반이었다.

‘어디까지가 인권침해인가?’에 대한 언론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하고, 지키지 않을 시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구체적인 제도적 압박이
필요하다.


여성연예인들의
‘자기 권리찾기’가 공론화 되어야


황금희- 연예인은 실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다. 여성연예인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그 공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지 않을까? 이번 사건은 여성연예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도 있지만 남성과 비교해서 약자인
공개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위해였다고 본다.

이동연- 사실 연예계를 잘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부조리가 많다는 것은 안다. 매니저
중심주의, 형님·오빠 위계질서주의, 인정주의 등이 자신들의 권리를 갉아먹고 있다. 분명 연예인의 권리는 커졌다. 그러나 과연 순수한 자신들의
권력일까? 과거 ‘노예파문’으로 MBC와 연예제작자협회의 갈등이 불거졌을 때 연예인들의 진정한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황수정
사건 후에도 혐의의 진위를 가리지도 않은 채 연예인노조측은 보듬기보다 내치기를 택했다.

여성연예인들의 개인적 이기심과 사생활의 모든 것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드러난 것보다도 여성연예인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여성연예인들의 스스로 ‘자기권리찾기’가 공론화 되어야 한다. 한 개인의 항명으로 맡겨서는 안 되며 연예인노조의
역할이 크다. 문화연대와 여성단체들과 같은 지원세력들의 적극적인 연대도 필요하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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