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2843억원의 배임, 557억원 횡령, 2조원대 분식회계 등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의 구형을 받은 강덕수(64,사진) 전 STX그룹 회장이 선고를 앞둔 마지막 재판에서 "명예를 되찾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 전 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투명경영이 그룹의 생명이라고 강조하던 내가 파렴치한 기업인으로 치부될 위기에 처했다"며 "명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강 전 회장은 "구치소에 수감 된 후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회환을 느꼈다. 기업을 경영하며 보람과 자부심도 느꼈는데 참담한 현실 앞에서 어떤 결정이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돌아보며 후회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도했든 아니든 나의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결과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 겸허히 법의 심판을 받겠다. 주주와 투자자, 채권은행 그리고 경영난으로 회사를 떠난 임직원들에게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나는 매년 신입사원을 선발하며 돈 없는 사람을 상대로 돈을 벌어선 안되고 투명경영이 그룹 생명이라고 강조했다"며 "앞으로 국가 경제에 조금이라도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한편 강 전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에 따른 2843억원의 배임 혐의, 회사 자금 557억원 횡령 혐의, STX조선해양의 2조3264억원 상당 분식회계 혐의,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한 9000억원의 사기대출 및 1조75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부정발행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강 전 회장에게 "STX그룹의 회장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사실상 모든 범행을 주도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희범(65·전 산업자원부 장관) 전 STX중공업·STX건설 회장과 권모(56) STX건설 경영관리본부장, 김모(59) 전 STX조선해양 CFO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홍모(62) 전 STX조선해양 부회장에게 징역 6년을 구형하고, 변모(61)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모(50) 전 STX 경영기획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구형했다.
한편 STX그룹은 한때 재계 서열 11위까지 올랐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부실계열사에 대한 무리한 지원과 회계분식 등이 누적되면서 그룹 전체 부실로 이어졌다. 채권단은 STX그룹 정상화를 위해 10조원 이상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