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첫 항해를 승리로 장식한 슈틸리케호가 팬들의 환호 속에 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경기도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픈 트레이닝 데이'를 열고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오픈 트레이닝 데이는 팬퍼스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월 A매치에서 첫 선을 보였다. 팬들에게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훈련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계획됐다.
이날 공개 훈련은 오후 5시부터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행사 참가 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했으나 워낙 많은 팬들이 몰리는 바람에 500여 명을 훈련장에 입장시켰다.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하루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코스타리카전을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회복조'와 '훈련조'를 구분했다.
파라과이전에서 45분 이상을 소화한 기성용(스완지시티), 남태희(레퀴야), 곽태휘(알 힐랄) 등 9명은 회복 훈련을 했다.
반면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뛰었거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이동국(전북), 차두리(서울), 김승대(포항), 박주호(마인츠) 등은 공뺏기와 미니게임 등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 훈련에도 공을 들였다. 손흥민, 이동국, 박주호 등을 키커로 세운 뒤 짧은 패스로 수비 라인을 뚫고 슈팅을 시도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포메이션을 갖춘 전술 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코스타리카전 출전 멤버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대략적인 윤곽은 드러났다.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소집된 23명 전원을 시험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뜻에 따르면 이날 회복조에 속하지 않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스탠드 쪽으로 다가와 오픈 트레이닝 데이에 참석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의도는 좋았지만 다소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훈련 종료 후 선수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팬들이 안전선 안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며 그라운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질서 유지를 위해 배치된 안전 요원들이 있었지만 워낙 많은 팬들이 돌발행동을 하는 바람에 제어가 되지 않았다. 몇 몇 선수들은 팬들에게 둘러싸여 옴짝달싹 하지 못했다.
다행히 축구협회 직원들과 안전 요원들이 발 빠르게 상황을 정리해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오픈 트레이닝 데이를 실시하기 위해선 더욱 확실한 사전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첫 단추를 잘 꿴 슈틸리케호는 오는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남미의 강호 코스타리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