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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연리 300% 대출, 쌉니다 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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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 300% 대출, 쌉니다 싸요”


사채업 양성화 명목 하에 서민피해 방조하는 대부업등록법




생법이 본격적인 사람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자제한법’인 것처럼 둔갑한 ‘대부업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법’이 국회 재경위
소위를 통과해 현재 심의중이다. 과거에 법원에서는 아무리 높은 금리라도 무효라고 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연리 300%의 초고금리라도
계약이라면 이행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이 제정되면 사채업자로부터 200만원을 빌렸다가 불어난 이자를 막지 못해 몸까지 팔아야
했던 여대생, 빌린 돈 100만원이 5,000만원으로 둔갑해 집까지 넘겨주었던 주부는 앞으로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 턱없이
높은 고리채로부터 서민을 보호한다는 취지가 출발부터 왜곡돼 사채업자들의 살만 찌울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상 사채이자 상한선 폐지

구랍 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사실상 사채이자 상한선을 폐지하는 법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번 법안을 보면 사채업자를
이자 상한선이 있는 1종과 이자율에 제한이 없는 2종으로 나눈다.

1종 사채업은 이자율 상한선을 60%로 하고 자금시장의 상황에 따라 30%를 추가로 올릴 수 있으며 금리 상한선을 광고지나 계약서에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 이자율 제한이 있는 대산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2종 사채업은 이자 상한선이 없는 대신 그러한 혜택이
없다. 사채업자들은 내년 2월부터 의무적으로 관할시도에 등록을 해야 하고 등록되지 않은 사채업자에 한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본래의 취지는 음성화된 사채업을 등록하여 양성화함으로써 보다 실효성 있는 법률이 되도록 하자는 데 있었다. 그러나 당초에 민주당이 주장해왔던
이자율 60% 의무적 제한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선택제로 변질되어 버렸다.

연리 25%의 이자제한법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민주노동당의 송태경 정책위원은 “전무후무한 고리대 보호육성법이 탄생했다. 조선시대에도
연금리 33%가 넘지 못하도록 했었다. 어떤 시대, 어떤 나라에도 없는 법을 통과시켜 황당할 뿐이다. 법안을 만들게 된 사회적 필요성을
무시한 채 거꾸로 서민 잡는 사채법을 육성한다는 게 말이 될 소리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석승억 대표는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다. 석 대표는 “이번 법안은 대부업등록법이다. 이를 이자제한법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아직 이자제한법의 제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등록법의 맹점

이번 법안은 그 자체로 커다란 오류를 가지고 있다. 이율제한을 받는 사채업자에게는 세제상 혜택을 주고, 이자제한을 받지 않는 사채업자는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것이다. 이자를 부르는대로 300%건 400%건 받던 사채업자가 60%만 받으면서 1종
대부업자로 남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셈으로도 어느 게 큰 것인지 금방 답이 나온다. 경제전문가들은 재경위 위원들에게 “순진해서
그런 것인가”라고 묻는다. 시민, 사회단체들은 ‘이자제한법’ 부활을 그토록 촉구했음에도 움직이지 않던 재경위가 정기국회 폐회 직전에 밀실
협의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킨 배경에 대해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법안의 변질이 사채업자들의 로비에 의한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1종 대부업에 등록하는 국내 사채업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에 29%의 연리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계 사채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노려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장사에 나설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사채업자에게 세금을 감면해주겠다는 정부의 발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단 그 발상자체가 공평과세 원칙에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투명한 유리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셀러리맨들은 고리채를 이용할 때 봉급이 고스란히 소득세에 노출되어 과세되지만, 사채업자는 고리로 이득을
보고 소득세도 감면받는 이중혜택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년 2월까지 등록하지 않는 사채업자에게는 벌금 및 징역형을 선고하여 숨어 있는 지하금융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그러나
지상으로 끌어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등록만 하면 아무리 높은 이자를 받던 간에 제재를 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사채업자들의 한국 러시

대부업등록법안이 발표되면서 40조원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지하금융계에서 황금알을 둘러싸고 치열한 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사채업자들은 일본계 자본의 유입으로 잔뜩 긴장한 상태이다.

일본계 대금업체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의 공략에 나섰다. 1999년에 한국으로 진출한 일본의 A&O 인터네셔널은 4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에 상륙한 일본 업체들은 A&O 인터네셔널 이외에도 프로그레스, 센츄리서울,
해피레이디, 캐쉬웰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 내에서 대금업을 장악하고 있는 타케후지와 프로미스, 산요신판 등도 한국으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계 대금업체인 A&O와 프로그레스는 대출전용카드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이에 따라 급신장하는 대출전용카드 시장을 놓고 캐피털,
새마을금고, 신용금고에 이어 보험사와 일본계 대금업체까지 가세,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프로그레스와 A&O는 이
업무를 취급하기 위해 제일은행과의 업무제휴를 체결해 사실상 전국 영업망을 구축했다.

A&O와 프로그레스는 대출전용카드인 A&O멥버쉽카드와 프로그레스 카드를 각각 선보였는데 최고 연97.2%의 높은 금리가 붙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대부업등록제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부만 해외에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명목하에
우리나라의 비은행권 금융사들도 잇달아 고금리대출상품 취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문턱
낮추고, 현실적인 이자제한법 제정해야


곳곳에서 이번 법률안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쏟아져 나오자 민주당은 고리사채업자로부터 서민을 보호한다는 당초 취지를 벗어났다며 법안 재수정을
고려한다고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말했다. 박종우 정책위의장은 7일 “재경소위를 통과한 이자제한관련법에 대해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비판이
많다. 재경부에 다시 검토를 요청했다. 민주당의 당론은 여전히 금리상한선 60%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은 정치적 제스춰가 아니냐며 못 미더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은행쪽에서 요구하는 신용정도가 너무 높다보니 자연히 은행에서 멀어지는
현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직업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자그만 실수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린 사람들은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대부업등록제가 된다고 해서 그들이 고리로 입는 피해를 줄이기는 어렵다. 오히려 양성화되어 점점 피해사례가 증가할 뿐이다. 사채업자에게 폭리를
안겨주는 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서민에게 도움을 주는 이자제한법의 조속한 도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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