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1988서울올림픽 개회식의 상징이었던 '굴렁쇠 소년'이 26년 만에 리메이크가 돼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 등장했다.
◆26년 만에 리메이크 된 '굴렁쇠 소년'
26년 전 잠실올림픽주경기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냉전 이념에서 벗어나 화합을 이루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굴렁쇠는 2014년도 판에서 인류의 화합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범위를 넓혔다.
굴렁쇠 소년은 이날 굴렁쇠 소녀로 재탄생 했다. 인천 청일 초등학교 재학중으로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김민이 '굴렁쇠 소녀' 주인공이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전 세계인에 큰 감동을 줬던 굴렁쇠와 똑같지는 않았고, 당시의 감동을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수준이었다.
굴렁쇠 소녀는 단순 이벤트 하나에만 그치며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이야기가 있는 개회식 전체를 끌고가는 서사적인 인물로 무게감을 더했다.
◆일본·북한 나란히 입장한 사연
납북자 문제로 경색 국면에 접어든 일본과 북한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나란히 입장했다. 다른 국제 종합대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일본의 국가 영문 명칭은 'JAPN'이다, 북한은 'PRK(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영문 표기 순서대로 입장하는 개회식 관례에 따라 일본이 먼저 나오고 한참 후에 북한이 뒤를 따른다.
하지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각 국가의 한글 표기순으로 입장 순서를 정하게 되면서 일본과 북한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입장했다.
북한의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순서상 일본 다음이다. 일본은 출전 45개국 가운데 29번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명칭의 북한은 30번째로 입장했다.
이날 선수단은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송환을 거부하며 경색된 양국의 관계와는 관계 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개회식에서 꺼져버린 전화기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을 찾은 6만3000여 모든 관중들의 휴대폰은 한동안 먹통이 됐다.
귀빈·취재 기자·관람객 가릴 것 없이 모든 이들의 휴대폰이 멈췄다. 전화를 걸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도 물론 꿈도 꾸지 못했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안에 자리한 모든 이들은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됐다.
대회 조직위는 "개회식 시작 시간인 오후 7시부터 개회식이 끝나는 오후 10시까지 아시아드주경기장의 모든 무선 통신망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37분 동안 답답함에 가슴을 친 뒤 나온 해명이었다.
"원활한 개회식 진행을 위해"라는 것이 조직위가 내세운 명분이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 등 VIP에 대한 보안 조치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전화기를 붙잡고 답답해하자 끊겼던 전파가 다시 살아났다. 약속했던 3시간에 한참 못미친 1시간도 채 안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