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북한 남자축구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15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남자 축구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심현진, 서경진, 리혁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46위인 북한은 이번 대회 F조에 중국(97위), 파키스탄(164위)과 함께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았던 중국을 꺾고 승점 3점을 챙긴 북한은 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오는 19일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앞서 사전경기로 벌어졌다.
축구, 수영, 양궁, 육상, 복싱 등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을 출전시키는 북한은 대회 첫 출전 종목인 남자 축구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북한은 오는 18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에서 파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은 리혁철과 서현욱을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운 4-4-2 전형을 들고 나왔다. 골문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이명국이 지켰고 주장 완장은 수비수인 장성혁이 꼈다.
낯선 그라운드 환경 때문인지 북한은 전반 초반 잔실수를 남발하며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북한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미드필더 정인관이 연거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중국을 위축시켰고 여세를 몰아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10분 서현욱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아래쪽으로 내준 횡패스를 후방에서 쇄도하던 심현진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심현진은 득점 후 남북공동응원단이 있는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기쁨의 세러모니를 했다.
몸이 풀린 북한은 이후 중국을 압도했다. 불안하던 수비까지 안정감을 찾으며 중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후반 2분 윤일광의 패스를 받은 서경진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고 후반 13분에는 리혁철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차분하게 골을 넣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중국은 무득점 패배의 수모를 면하기 위해 공격에 힘을 실었지만 파이브백으로 전술을 바꾼 북한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의 역습에 실점 위기를 맞으며 진땀만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