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1954년 마닐라대회를 통해 처음 아시안게임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은 빠른 속도로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굳혔다.
한국이 15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얻은 메달은 총 1830개(금 618개·은 535개·동 677개)로 일본(금 910개·은 904개·동 836개·합계 2650개)과 중국(금 1191개·은 792개·동 570개·합계 2553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한국 체육계가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수성을 노릴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효자 종목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겨준 종목은 복싱이다. 복싱은 무려 56개의 금메달을 고국에 선사했다.
지금이야 그 기세가 한 풀 꺾였지만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복싱의 성적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국 복싱은 1962년부터 8대회 연속 최다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안방인 서울에서 열린 1986년 대회에서는 무려 12체급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다.
복싱의 뒤를 잇는 종목은 사격이다. 사격은 복싱보다 1개 적은 55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오히려 합계 메달수는 총 216개로 복싱(107개)보다 2배 이상 많다.
사격의 경우 복싱처럼 아시아를 주름 잡았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워낙 많은 메달이 걸려있어 그만큼 메달 수혜자도 많았다.
나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인 만큼 연속 메달 리스트 또한 심심찮게 배출됐다. 2002년 부산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1개씩 수확한 진종오는 2006년 도하대회(은 1개·동 2개)와 2010년 광저우대회(금 2개·은 1개)에서 모두 메달을 맛봤다. 진종오는 이번 인천 대회에 4연속 메달을 노린다.
무도 종목에서의 선전도 돋보였다. 레슬링은 금 49개, 은 25개, 동 46개를 쓸어 담았고 국제 대회만 나가면 시상대를 휩쓸다시피 한 태권도는 금메달 47개를 따냈다. 은메달과 동메달이 각각 9개와 4개에 그쳤던 점에 비춰보면 매번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셈이다.
양궁은 아시아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웠다. 전체 44개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중 33개(은 19개·동 14개)가 한국의 차지였다. 1982년 뉴델리 대회를 시작으로 단 한 차례도 종합 1위를 놓친 기억이 없다.
육상(금 33개·은 31개·동 48개)은 일본과 중국의 2파전 속에서 어렵게 체면을 세웠다.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 펜싱(금 32개·은 34개·동 24개)은 2010년 베이징 대회를 기점으로 중국에 내줬던 최강의 칭호를 되찾아왔다.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양산한 유도(금 32개·은 23개·동 33개)와 역도(금 31개·은 25개·동 28개)의 성적 역시 효자종목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 밖에 조오련-최윤희-박태환의 금빛 계보를 자랑하는 수영(금 21개·은 14개·동 54개)과 아시안게임에서만 접할 수 있는 사이클(금 30개·은 26개·동 38개)과 볼링(금 24개·은 19개·동 15개), 일반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요트(금 17개·은 9개·동 14개) 등이 한국 스포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대회당 1개의 메달로 국한되는 4대 프로스포츠에서는 농구가 금메달 6개로 가장 재미를 많이 봤다. 배구가 4개의 금메달로 두 번째로 많다. 배구는 준우승만 17번이라는 다소 씁쓸한 기록도 안고 있다. 야구와 축구에서는 각각 3번씩 정상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