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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평]테드 코언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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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를 우습게 보지 마라


테드 코언의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



죽음을 앞둔 남자가 있다. 그러나 남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가족들은 그에게 죽음을 알릴 수 없어 의사에게 부탁을 했다. 의사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음, 올해 소득세는 내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배꼽을 잡게 하는 우스개는 아니지만 의사는 환자가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환자는 아마도 담담히 죽음을 기다릴
것이다.

우스개는 이렇게 서로간의 교감을 통해 같이 웃거나 미소지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우스개를 듣고 웃었던 때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언제 웃었던가?


농담은 교감의 표현이다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에서 미국의 철학자 테드 코언은 우스개에 진지한 접근을 시도했다. 사진, 스포츠, 텔레비전
등 현대적인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우스개’를 웃어 넘기지 않고 이를 통해 인간의 속성과 삶의 태도를 읽어내고 있다. 테드
코언은 ‘내가 우스개를 하고, 당신이 거기에 웃음으로 화답하는 것’은 곧 서로에 대한 믿음의 확인이자 교감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스개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책에서 코언은 어떻게 하면 우스개가 먹혀드는지, 우리가 우스개를 즐겨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자기가 들은 수많은 우스개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우스개가 성공하기 위해서 조건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조건이란 듣는 사람이 우스개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생각을 말한다. 조건이
없는 우스개는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것이므로 서로 교감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코언은 각기 다른 분야 의사들의
오리사냥 이야기를 성공적인 우스개로 들고 있다. 의사들의 오리사냥 이야기는 일반개업의, 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 임상병리학 전문의의
특성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 우스개의 조건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 보자. 우리는 사람에 따라 다른 우스개를
풀어내지 않는가.

그렇다면 사람들이 자신이 들은 우스개를 남에게 전하고 모임에서는 왜 우스개가 끊이지 않는 걸까? 코언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어떤 일들에
대해 함께 느끼고자 하는 바람,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또한 나를 웃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찾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나’를 발견하고
‘또 다른 인간’인 상대로부터 그 메아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우스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며 아직 그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이와 같은 우스개를 통해 코언은 우스개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을 긍정하고 희망을 갖게 만드는 것이 우스개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나치게 많은 우스개의 위험을 경계한다. 또한 우스개는 때로 책임회피 형태로 나타나 우스개로서의
타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한다. 이 책은 저열한 우스개가 판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독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진지해져야 할 때와 우스개를 해야할
때를 구분하기 어려운 요즘, 독자들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자신의 도덕적 감수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우스개를 통한 교감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유머와 농담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테드 코언이 풀어놓는 다양한
우스개와 예리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독자들의 삶의 태도와 방식들을 뒤돌아보게 한다.





이혜선 기자 <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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