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의 공장, 기업소들이 어설픈 '독자경영체제' 도입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3일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양강도에서 새경제관리체계에 따른 독자경영체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혜산신발공장 노동자들이 지난 달 받은 월급은 우리(북한)돈 1000원에 불과했다"며 "독자경영체제 시행 첫 달에만 노동자들에게 월급 3만원을 주었을 뿐 이후로는 월급을 거의 못 주고 있다"고 RFA에 전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공장, 기업소 독자경영체제는 계란 한 알을 팔아 메추리알을 한 알 사게 되는 그야말로 미련하기 짝이 없는 생산체제"라며 "북한 당국은 공장, 기업소들에 독자경영체제 도입을 강요하고 있지만 실제로 독자경영체제 도입을 위한 한 달분의 원료나 자재조차 대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각 생산단위들에서 자체로 한 달간의 원료와 자재를 해결해 생산을 한 다음,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은행에 입금시키면 다음 달부터 내각에서 필요한 원료와 자재를 내려 보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료, 자재의 단가가 수시로 변하는데다 원료, 자재가 제때에 내려오지 않고 전기마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독자경영체제를 도입했던 공장, 기업소들이 생산을 못해 큰 빚을 떠안고 나앉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라며 "아직은 모든 게 엉망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독자경영체제의 질서가 잡힐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지금 중앙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독자경영체제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국 장사꾼들을 통해 직접 원료, 자재를 구입하면 웬만한 공장들은 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종업원이 몇 명 안 되는 국경연선의 일부 공장, 기업소들은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경험적인 단계여서 혼란이 많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