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복 발언으로 국제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크렘린궁이 진화에 나섰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의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호주 위원장에게는 "당신이 일부 EU 지도자들과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이는 전체 문맥과는 상관없이 인용돼 완전히 다른 의미로 전달됐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바호주 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를 접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호주 위원장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에 대해 묻자 "그건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발언한 것. 즉, 자신이 작심한다면 우크라이나 동부는 물론 수도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로 분석된다.
치조프 대사는 "두 사람의 지위와 상황을 봤을 때 전화통화 내용은 기밀 사안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그(바호주 위원장)의 행동은 외교적 관례를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러시아 정부가 전화통화 녹취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이틀 내로 반응이 없다면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세력은 세계 2위 국방력을 지니고 있는 러시아가 최소 1000명의 병력을 동부 지역에 보내 분리주의 세력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회원국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4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나토 신속대응군은 병력 배치에 5일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어떤 회원국이든 48시간 이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