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코리아 파이팅!"
2014 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태극전사들이 당찬 포부로 선전을 다짐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들 및 지도자들은 20일 오후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D-30 기자회견을 갖고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행사에는 촌내 훈련 중인 양궁과 수영 등 19개 종목 선수(20명) 및 지도자(19명) 39명이 참석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등 임원들도 자리를 빛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고 있다. '1강' 중국을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총 439개의 금메달 중 90개 이상을 가져와 반드시 2위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바쁜 훈련 일정을 쪼개 취재진 앞에 선 선수들은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말투로 목표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체조 양학선은 "체조에서 도마 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시상식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단체전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전했다.
남자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인 이용대는 개인적인 아픔을 금메달로 씻겠다는 각오다. 이용대는 올해 초 협회의 실수로 인한 도핑테스트 거부 파동으로 아시안게임 출전 조차 불투명했지만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운을 뗀 이용대는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30일이 남았는데 더 많이 준비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뚝이 역사(力士)' 사재혁은 2년 전 런던올림픽의 눈물을 씻어내기 위해 재차 바벨을 잡았다. 사재혁은 "역도의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준비를 잘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성원을 요청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여자 유도대표팀 이원희 코치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세월호 참사의 슬픔 속에 치러질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목숨을 걸고 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결의에 찬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했다.
양궁 오진혁 역시 "올해 안 좋은 일도 겪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들이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해 드리는 길"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2002년 막내급으로 부산아시안게임에 임했던 여자 핸드볼 우선희와 여자 펜싱 남현희는 어느 덧 베테랑이 돼 후배들을 이끈다.
우선희는 "2001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부산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큰 대회에 나갔다. 주전도 아니었고 북한 선수들이 참가해 그 선수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10년이 흘러 거의 마흔 살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남현희는 "부산 대회에서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맏언니 입장에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같이 훈련한 기간이 많아 노련하게 경기를 하게 됐다는 점이 (12년 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밝혔다.
미디어데이를 통해 잠깐의 외도를 마친 선수단은 21일부터 다시 정상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컨디션 점검과 부상 방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올림픽 종목 28개와 비올림픽 종목 8개 등 36개 종목에서 1만4000여 명의 선수들이 경쟁한다.
특히 이번에는 북한이 출전을 확정,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하게 돼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북한은 OCA를 통해 14개 종목, 선수 150명을 포함해 총 352명의 선수단의 참가를 신청한 상태다.
박순호 선수단장은 "여느 때보다 우수한 기량을 지닌 대한민국 선수단이 있기에 대회가 기다려지고, 매우 든든하다"며 "선수단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석한 것만으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선수단과 단장, 응원단이 오는 것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