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빕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 강론에서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여러분은 그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이 제시하는 이 희망은, 외적으로는 부유해도 내적으로 쓰라린 고통과 허무를 겪는 그런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에 대한 해독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절망이 얼마나 많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느냐”며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이런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찾고 결코 희망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또 “부활하신 주님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앞에 열어 놓으시는 미래를 알아보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한국인들은 그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 국가의 역사와 민족의 삶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모님의 사랑과 전구를 인식하면서 전통적으로 이 대축일을 거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된 자유는 아버지의 뜻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있다.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 마리아에게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단순히 죄에서 벗어나는 일보다 더 크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면서 “그것은 영적으로 세상의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자유”라고 설명했다
“하느님과 형제자매들을 깨끗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자유이며 그리스도의 나라가 오기를 기다리는 기쁨이 가득한 희망 안에서 살아가는 자유”라고 덧붙였다.
“오늘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면서 우리는 또한 한국 교회의 어머니이신 그분께 간청합니다. 세례 때에 우리가 받은 존엄한 자유에 충실하도록 우리를 도와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하느님의 계획대로 세상을 변모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이끌어 주시도록 간청합니다. 또 이 나라의 교회가 한국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더욱 충만히 부풀어 오르게 도와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방한 둘째 날인 이날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사목 방문하고 처음으로 대중과 봉헌한 미사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신자 5만 명으로 가득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학생 30여명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