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20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문화

[영화리뷰]'비디오아트'식 감각, 드라마는 빈곤한 <얼론>

URL복사



‘비디오아트’적 감각, 드라마는 빈곤



영국의 저예산 공포영화 ‘얼론’



고독은 영원한 공포의
테마다. 처녀 홀로 사는 외딴집에 나그네가 찾아왔는데 알고 보니 처녀가 구렁이(혹은 귀신)었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이야기 속에서 귀신은 주로 외딴 흉가에서 나타나고, 도깨비도 외딴집이 주요 활동 무대다. 이처럼 외딴집은 오래 전부터 공포의
소재로 즐겨 사용되어왔다. ‘홀로’에 대한 인간의 강박 관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캔디맨’에서 캔디맨의 존재를 확인한 사람은 주인공뿐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그녀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남편을
찾는다. 그러나 남편은 젊은 여자와의 외도에 빠져 있다. 공포는 캔디맨의 존재보다 고독에서 온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왜 소복 입은 처녀귀신은
언제나 ‘혼자의 눈’에만 보이는지 알만하다. 괴담에 화장실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집광의 연쇄살인 행각

‘얼론’은 공포의 고전적 소재인 ‘고독’에 관한 영화이다. 주인공 알렉스는 11살 때 부모를 잃고 홀로 산다. 외로움에 시달리는 알렉스는
친구를 찾아다닌다. 혼자 사는 여자들에게서 일방적인 교감을 느끼는 알렉스는 그녀들에게 애정을 호소한다. 하지만, 알렉스의 스토킹적 행각은
뜻하지 않게 그녀들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앨리스는 알렉스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놀라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두 번째 여자인 사라는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바람에 질식사한다. 알렉스의
상처를 치료해준 간호사는 도망가다 차에 치이고 만다.

통상적인 헐리우드 스릴러와는 달리, 감독은 살인마의 시각에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철저하게 알렉스의 시점에서 움직이는 카메라는 편집광적인
인물의 심리를 긴박하게 포착한다. 관객과 살인자의 동화현상을 유도하는 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한다.


현란한 기교에 비해 스토리는 엉성

하지만 아쉽게도, 카메라 워킹만으로 ‘동화’를 경험하게 한다는 것은 무리다. 알렉스의 고독은 음울한 나레이션과 과거에 대한 조각 조각의
그림으로만 설명되어질 뿐,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는 전제되어 있지 않다. 형식만 철저한 1인칭 시점이지, 내용으로는 헐리우드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와 다를 바 없다. 연쇄살인 행각을 벌이는 알렉스의 배경에는 부모의 학대와 폭행이 있었다는 것도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식상한 설정이다.
알렉스를 쫓는 콤비 형사 캐릭터도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은 실상 고독이 아니라, 귀청을 찢는 음향에 대한 짜증이다. 24살의 영국 감독 필 클레이든은 반복되는 편집이나 푸른색
톤의 조명으로 현란한 영상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감독의 감각은 비디오아트적인 것이지 스릴러적인 것은 아니다.

‘얼론’은 저예산 영화이면서도 메이저 영화를 답습하며, 영국 영화적인 전통을 보여주는 듯하면서도 헐리우드 영화의 형식을 상당부분 차용함으로써,
젊음을 ‘흉내내는’ 영화에 그쳤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내란전담재판부, 공정 재판 vs 입법독재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그동안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사법권의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 될 위험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1·2심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다. 관련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 판사 3명도 추가 임명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영장전담법관 추천은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맡고, 후보추천위원은 법무부 1명, 법원 판사회의 4명, 대한변호사협회 4명씩 추천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위헌 논란이 있던 ‘국회 추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판사의 구성 추천 권한을 국회가 갖는 것은 삼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BTF 푸른나무재단, 한국최초! 바티칸 교황청 초청으로 AI 시대 청소년 보호 제안 연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BTF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이 유일한 한국 연사이자 전 세계 NGO 최초로 2025년 9월 11일~12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청 신학학술원 국제세미나에 공식 초청받아 패널 연사로 발표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임명받은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교황청 신학학술원장에게 직접 초청을 받았다. 교황청 국제세미나는 “창조, 자연, 환경,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 세계 종교·학계·문화·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여 인류와 피조물의 공동선을 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황이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와 같이 21세기의 도덕적 위기에 함께 맞서며 평화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피조물(생명)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조물의 찬가 –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옹호(청소년 위기 문제)’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지난 30년간의 재단 활동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와 AI 시대의 새로운 폭력 대응 과제의 시급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 마련을

문화

더보기
추석 연휴 끝자락 ‘여유작 콘서트’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보름달처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추석 연휴 끝자락에 ‘여유작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유작 콘서트’는 가을 하늘 아래 국악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힐링 콘서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자유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두 팀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10월 8일 무대에 오르는 삼산은 고향 삼산면에서 이름을 따온 싱어송라이터로, 미디 사운드에 가야금, 해금 등 한국적 색채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재치 있는 가사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듣는 이의 마음(心)을 풀어주고 채워주는(Full)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심풀이 무대를 꾸민다. 심풀은 소리꾼 3인(김주원, 박유빈, 김소원)과 해금(서지예), 타악(강경훈), 건반 연주자(김세움)로 구성된 판소리 그룹으로,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각으로 전통 판소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