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문화

[초점]군신 이순신, 징글징글 연기신 최민식…'명량' 최적 캐스팅

URL복사

[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잘 빠진 스포츠카가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을 달린다. 영화배우 최민식(52)의 현 상황이 딱 이와 같다. 한국과 북아메리카 박스오피스 정상에 그의 이름이 있다.

최민식은 국내에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으로 생애 첫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12일 만에 이룬 한국 영화사상 최단기간 흥행기록이다. 개봉 첫날 68만명으로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찍더니 700만 명까지 매일 약 100만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의 하정우·강동원은 '명량'이 개봉하자 상영관 대부분을 내줘야 했다. 탁월한 오락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손예진·김남길도 최민식의 회오리 바다에서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다.

짧은 출연이지만 최민식은 할리우드 영화 '루시'에서도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초능력을 얻게 된 '루시'(스칼릿 조핸슨)를 끝까지 괴롭히는 마약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으로 등장한다. 4000만 달러를 들인 '루시'는 뤼크 베송 감독의 작품 중 최초로 북미 흥행수익 1억 달러가 확실시된다.

'명량'을 본 관객들은 "최민식이기에 가능했던 성적"이라고 엄지를 치켜든다. "연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머릿속 상상의 성웅 이순신 장군님을 봤다" "말이 필요 없었다" 등의 반응이다. '루시'에 대해서도 호평일색이다. 캐나다 미디어 트위치필름은 "강렬한 악마 최민식, 그의 연기는 정말로 놀라웠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중은 작지만, 그가 영화를 구했다"고 평했다.

스태프들은 최민식의 '인물에 대한 몰입'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순수한 열정'에 탄복한다. 촬영장에서 최민식을 지켜본 관계자는 "그 정도 위치면 자신이 편하게 촬영할 수도 있지만 최민식은 가장 힘든 상황에서 온전히 몸을 내 던졌다. 또 현장이 가장 편안할 수 있게 자신의 불편함을 무릅썼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걸 내색하지 않고 촬영하다가 한 차례 쓰러진 적도 있다. 주연으로 부담이 큰 데도 겉으로 드러내지를 않아 다른 배우들도 자연스레 녹아들었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명량' 첫 촬영부터 전쟁에 나가는 이순신 장군처럼 비장하게 등장, 끝까지 감정을 유지했다. 이 같은 자세는 동료 배우들에게도 전파됐다. 대다수 출연진은 카메라의 불이 꺼져도 그대로 조선시대에 머물렀다. 거북선이 불 탈 때는 감독의 '컷' 사인에도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정덕현 평론가는 "최민식의 연기는 휴식기 전과 후가 다르다. 많이 절제돼 있다"고 짚는다. "이순신 역할은 감정이 과잉될 가능성이 크다. 또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라 연기를 잘 해봤자 본전이다. 최민식은 감정을 가져가면서도 억누르며 연기했다. 그런 부분들이 관객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 본인의 감정이 과잉돼 자칫 눈물이라도 보이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맥이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민식은 어느날 갑자기 뛰쳐나온 배우가 아니다. 20여년 전부터 연기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1988년 영화 '수증기'로 데뷔해 '넘버3'(1997) '쉬리'(1999) '해피엔드'(1999) '파이란'(2001) 등을 성공시켰다. 그가 출연한 영화 '취화선'(2002)은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했다. 15년 동안 이유를 모르고 사설 감금방에 갇혀 살았던 '오대수'로 출연한 영화 '올드보이'(2003)에게 칸은 심사위원 대상을 안겼다. 이후에도 '주먹이 운다'(2005) '친절한 금자씨'(2005) 등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에 투사로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부에 거세게 항의하자, 시나리오와 출연 제의가 줄어들며 자연스레 공백기가 생겼다. 간간히 규모가 작은 영화에 출연하거나 연극무대에 서며 연기에 대한 감을 챙겨야만 했다. 5년이 지나서야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로 재기했으며, 2012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같은해 황정민·이정재와 찍은 '신세계'도 468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정 평론가는 "최민식이 배우로서 연기를 좀 더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프로의식, 직업적인 면이 공백 전보다 더 성장했다. 어깨의 힘도 많이 빠졌다. 선이 굵은 배우가 세월이 쌓이고 인생을 경험하고 여유가 생기면서 부드러운 부분까지 챙겼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盧 묘역 참배·눈물·文과 오찬...민주 지지층 결집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도 함께 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계기로 ‘민주 정부’ 정통성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 등과 함께 묵념한 뒤 헌화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닦는 모습이 포착됐다. 방명록에는 “사람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셨고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획을 그은 업적도 남기셨다”며 “한미 FTA를 통해 대한민국이 통상국가로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도 만드셨다”고 말했다. 묘역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 정치가 정치가 아닌 전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삶의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시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꽃처럼 향기처럼’을 펴냈다. ‘꽃처럼 향기처럼’은 전남 함평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과 역경을 딛고 올라온 저자의 인생 여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꿈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신앙에 대한 담백한 고백이 담긴 시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배 시인은 2009년 한울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사랑 고백에 화답을’, ‘세월 묶어둔 끈’, ‘태양! 친구 삼아 걸어라’ 등의 시집과 ‘한번 베임을 위해’, ‘어머니의 마당’ 등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집 ‘꽃처럼 향기처럼’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5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모습과 인생의 굴곡을 함께 엮으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 책은 화려한 수식이나 장황한 비유를 지양하고, 오히려 투박하고 소박한 언어로 삶의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유년 시절과 공장 노동자, 신문팔이로 살아가며 서울의 낯선 거리에서 꿈을 찾고,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간 저자의 삶의 편린이 시편마다 녹아 있다. 저자는 “겨울이 춥고 길수록 봄에 대한 기다림은 더하고,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사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