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 수년 동안 이라크의 쿠르드족 관리들은 미국 정부에 미국 무기를 팔아달라고 간청해왔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해 왔다.
미국 관리들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일부의 무기를 쿠르드족에게 인도한다는 서면 약속을 한 뒤에도 오직 바그다드 중앙정부에게만 무기를 팔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쿠르드 족들이 거주하는 북부를 평화로운 반 자치지역으로 안정시킨 것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유일하게 내세울만한 업적인 셈이었다.
미국은 이라크가 통일된 상태로 있기를 바라기에 쿠르드족의 무장에 반대해왔다. 쿠르드족이 강력해질 경우 독립을 서두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테러리스트들'로 규정하고 있는 극단주의적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경무장한 쿠르드 군대를 압도하여 쿠르드 지역은 물론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인 요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미국이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원조를 증가시켰다고 말했으나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전날 백악관 관리들은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족들에게 무기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쿠르드족과 중앙정부가 수년 동안 갈등을 빚던 끝에 최초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약 300명의 미 국방부 자문단들이 6월 이라크에 파견됐으며 이 가운데 수십명이 쿠르드 지역 수도인 이르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지역은 IS전사들의 활동지역으로부터 40㎞ 거리다.
아이러니컬하게도 IS전사들은 이라크 군으로부터 뺏은 미제 장갑차 등의 무기를 사용해 미국으로부터 그런 무기를 사지 못한 쿠르드족 전사들을 패퇴시키고 있다.
미국은 IS가 이르빌로 진군하는 것을 공습으로 저지하려 하고 있으나 쿠르드족 관리들은 미국이 이들에게 무기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비밀리에 쿠르드족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낳고 잇다. 미국 관리들은 이를 시인도 부인도 않고 있다. CIA도 이 문제에는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과는 무관하게 미국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신속해 쿠르드족에게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드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현실도 그런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