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회사가 8일 잇따른 재난에 타격을 입은 말레이시아 항공에 대한 대대적 개편에 들어가기 전에 이 항공사를 전면 국유화하고 이 항공사의 상장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의 지분을 69% 소유한 대주주인 국부펀드 카자나 나쇼날(이하 카자나)은 이날 이 항공사의 이사회에서 소액주주들로부터 주당 27센(약 83원)에 이 항공사의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달 간 이 항공사의 평균주가보다 29% 높은 가격이며 이번 인수자금으로 13억8000링깃(약 4446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자나는 이번 인수가 적자를 내고 있는 이 항공사에 대한 전반적 개편의 첫 단계가 될 것이며 자세한 개편 계획은 이달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자나는 성명에서 "이번에 제안된 구조조정에서 모든 당사자가 국영 항공사의의 전면 개편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 국영 항공사가 다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영리기업이 되고 주요 국가 성장 기업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려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올해 2차례 잇따른 재난으로 타격을 입어 오래 전부터 겪던 재정난에 더 시달리게 됐다.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239명을 태우고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던 MH 370편이 비행 중 실종된 후 인도양 남부에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도 잔해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98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H 17편이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다.
이 항공사는 여객기 실종과 격추 전 이미 항공업계의 최악의 실적 부진을 보여 잇따른 재난 전부터 향후 운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MH 370편 실종 하루 전 이 항공사의 주가는 25센이었고 MH 17편 격추 하루 전 주가는 23센이었다.
일부 항공업계전문가들은 지난달 이 항공사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원 없이 생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