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13승(5패)을 달성하는데는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도 한 몫을 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13승째를 수확했다.
물론 류현진의 호투가 시즌 13승 달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가 없었다면 류현진은 힘든 피칭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것은 유격수 미겔 로하스였다. 수비가 약한 핸리 라미레스가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로하스가 유격수를 맡은 것이 류현진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3회말 선두타자 크리스 아이어네타가 유격수 오른쪽으로 가는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로하스는 이를 달려가면서 잡은 후 재빠르게 1루로 던져 아이어네타를 잡아냈다.
이후 류현진이 콜린 카우길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로하스가 호수비를 펼쳤다.
후속타자 에릭 아이바가 아이어네타와 비슷한 코스에 타구를 때렸지만 로하스는 이를 잡아내 역시 1루로 송구, 아이바를 땅볼로 처리하면서 류현진이 위기에 몰리는 것을 막았다.
4회에는 후안 우리베가 '수비요정'의 면모를 과시했다.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알버트 푸홀스가 류현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노려쳐 만든 날카로운 타구를 우리베가 잡아낸 것.
우리베의 키를 넘기는 타구였으나 우리베는 타이밍을 잘 맞추고 날아올랐고, 타구는 우리베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6회에도 로하스의 수비는 빛을 발했다. 6회 선두타자 카우길은 류현진의 3구째 커브를 노려쳤다. 이는 유격수 오른쪽으로 흘라갔다.
바운드도 까다롭고, 깊숙한 타구였지만 로하스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로하스는 타구를 백핸드로 잡더니 중심이 흐트러지면서도 정확하게 1루수에게 공을 던졌다.
처음에는 1루심이 카우길이 공보다 먼저 1루를 밟았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다저스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1루심의 판정은 뒤집어졌고, 카우길은 아웃됐다.
호수비 덕에 선두타자의 출루를 막았지만 류현진은 볼넷과 2루타 등을 허용하며 2사 2,3루의 위기를 만났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조시 해밀턴은 류현진의 5구째 시속 95마일(약 153㎞)짜리 직구를 노려쳐 좌중간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펜스를 직격할 것으로 보이는 큰 타구였던데다 좌중간으로 날아가 외야수들이 처리하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그대로 펜스를 맞혔다면 그대로 주자들이 모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중견수 푸이그가 날았다. 전력질주해 타구를 따라잡은 푸이그는 훌쩍 뛰어오르면서 양 손을 앞으로 모아 안전하게 타구를 잡아냈다. 류현진이 이날 경기에서 만난 가장 큰 위기를 넘기게 해주는 호수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