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국 보건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며 촉각을 세웠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 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레벨1로 격상했다. 미국에 레벨 1의 전염병 경보가 내려진 것은 2009년 신종플루 발생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레벨 1은 CDC 경보 단계인 1~6단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수많은 생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질 때 발령된다.
경보가 레벨 1 수준으로 격상됨에 따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보건 인력과 물자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톰 프리든 CDC 소장은 이날 긴급 소집된 국회 청문회에서 "다음 몇 주가 확산 통제에 중요하며, 에볼라 확산 사태를 통제하는 것은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든 소장은 또 "서아프리카나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미국으로 와서 발병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확산 통제는 최소 3~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통계에 대해서도 감염자나 사망자 수가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의심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WHO는 6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아프리카 서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건수는 1700여 건이고, 사망자도 거의 1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흡한 대처로 창궐 지역인 아프리카에서의 통제가 실패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미국 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이 소속된 자선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의 켄 아이작스 부회장은 하원 외교위원회 회의에서 "서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우리는 전 세계적인 공황 사태가 시작된 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 세계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작스 부회장은 이어 "심지어 라이베리아 주민들은 장례식에서 바이러스로 가득한 시신에 작별 키스를 한다"며 위험성에 대한 인식의 부족한 이런 전통을 버리도록 지역 사회를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WHO는 다음주 실험 단계인 에볼라 치료제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의료 윤리위원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