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 마약상들이 북중 국경일대에서 벌어지는 마약 밀매에 '꽃제비'(거리를 떠도는 걸식 아동)들을 동원하고 있어 범죄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8일 보도했다.
최근 연락이 된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은 "평양, 함흥 지방에서 밀려든 빙두가 야밤에 중국으로 넘겨지고 있다"면서 "대부분 꽃제비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RFA에 말했다.
중국인들과 거래해 국경사정에 밝은 이 주민은 "북한 쪽 마약 상들은 국경경비대와 짜고 물건을 넘길 수 있지만, 중국 쪽 변방대의 단속이 심해져 두만강을 넘길 때는 꽃제비들에게 시킨다"고 귀띔했다.
거리와 역전을 떠도는 10대 꽃제비 가운데 날쌘 아이들을 골라 마약 보따리를 주고 중국 대방에게 전달케 하는 방법인데, 만일 성공하고 돌아오면 인민폐 500위안(미화 80달러) 정도를 준다는 게 이 주민의 설명이다.
문제는 꽃제비 청소년들이 봇짐 속에 있는 물건이 마약인 줄 모르고 중국으로 나르다가 범죄자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변방부대 군인들에게 단속될 경우 마약 사범으로 걸려 최고 공개처형까지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밀매 심부름을 하다가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 탈북청소년은 "꽃제비들이 마약을 나르다가도 중국에 붙잡히면 길림성 장춘시에 있는 외국인 집결소로 끌려가 10년 이상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북한 정부에 마약 밀매범을 데려가라고 통지해도 북한당국이 일절 접수하지 않고있기 때문에 꽃제비 소년들은 최고 무기징역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