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러시아 여자프로축구 로시얀카로 이적을 추진한 박은선(28)이 구단과의 이적 합의는 물론 인천아시안게임 출전도 보장받았다.
김태훈 식스플랜 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보장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던 박은선이 구단과의 합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식스플랜은 영국 서리주 뉴몰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사다. 김 대표는 박은선의 러시아 진출을 추진해 WK리그에서 첫 해외 이적 사례를 남겼다.
박은선은 로시얀카와 연봉 1억 여원에 1년 6개월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2015년 11월까지 로시얀카에서 뛴다. 다만 선수 등록 등의 절차상의 문제로 구단 공식 발표는 다소 늦어지고 있다.
박은선을 적극적으로 원했던 탓에 이적은 쉽게 성사되는 듯 했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았다.
구단에서 아파트와 통역, 차량지원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최종 걸림돌은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가운데 5위에 그친 로시얀카 입장에서는 어렵게 데려온 박은선을 새 시즌 시작과 함께 대표팀에 내보내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박은선은 로시얀카와의 최종 협상을 위해 지난달 26일 러시아로 출국했고, 28일부터 이틀 간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30일부터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아시안게임 출전 옵션 항목 때문에 최종 협상은 현지시간으로 이적 마감시각 2시간을 남겨둔 31일 오후 4시에야 이뤄졌다.
김 대표는 "박은선이 아시안게임 출전에 뜻을 굽히지 않자 구단측에서 끝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은선이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어했고, 요구사항을 꼼꼼히 제시해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목에 가벼운 부상을 입고 있는 박은선은 현재 구단에 머물면서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2일 재개되는 후반기 리그 일정에 맞춰 최대한 몸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박은선은 리그 재개 후 소속팀의 8월 성적에 따라 아시안게임 출전 시점이 가변적"이라면서 "성적이 괜찮을 경우 조별리그부터 뛸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8강 이상부터는 뛸 수 있도록 구단과 계약이 된 상태"라고 했다.
박은선은 20세 이하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U-19 챔피언십과 아시안컵, 아테네올림픽,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의 출전 경험이 있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