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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용문산으로 떠나는 늦가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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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으로 떠나는 늦가을 산행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은행나무와 용문사





아직 남아 마지막 정열을 뽐내고 있는 단풍과 한 잎 두 잎 마른 잎새를 떨구고 있는 나무들, 늦가을 산들은 아직 만추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온 산을 붉게 물들였던 단풍의 열기는 한 풀 꺾였지만, 카페트처럼 깔린 낙엽을 밟으며 걸는 산행은 떠나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줄
만하다.

서울 근교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산으로는 용문산을 꼽을 수 있다. 용문산은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려왔으며, 정상에서
뻗어내린 수많은 암릉과 암릉 사이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계곡들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용문산 남동쪽 기슭에는 거찰 용문사가 자리하고 있고, 특히 경내에는 천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가 유명하다. 일대는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어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어있다.


산이
되어버린 나무


용문산에 들어서면 놀이동산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 곳에서 울리는 유행가들과 고성방가를 뒤로 한 채 용문사로 향햐면, 이제는 스님들의 도량터임을
말해주는 일주문을 만날 수 있다. ‘용문사’라는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듯 일주문의 기둥엔 용들이 휘감겨져 있다. 기둥을 휘감고 기세 좋게
올라가는 용이 새겨진 ‘용문(龍門)’이 사바세계와 정토(淨土)를 가르고 있는 듯 밖과 안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울창한 나무 때문이겠지만
어둡고 서늘한 기운이 신령함으로 다가온다.

매표소를 지나 10여분을 천천히 걷다보면 용문사 바로 앞, 절을 지키는 사천왕처럼 우람하게 서있는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안내문에는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나이가 1천 100년이 넘은 나무라는 말과 함께, 높이가 41미터, 줄기 둘레가 11미터로 동양 최대라고 되어있다.
이름값에 어울리게 대단한 연륜과 풍채를 지니고 있는데, 천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는 설과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려 자란 것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오랜 세월 잦은 전란에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고, 조선 세종 때에는 정 3품의 벼슬인 당상직첩(堂上職牒)을 하사받기도 했다.


명찰 용문사

이렇게 범상치 않은 나무인지라 얽힌 전설도 많다. 어떤 사람이 이 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댔더니 그 자리에서 피가 쏟아지고 하늘에서 천둥이
일었다고 하며, 고종이 승하했을 때는 커다란 가지가 한 개 부러졌고, 8.15해방과 한국전쟁 등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 전해지는 등 나라의 변고가 있을 때마다 미리 알려주는 영험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때 일본군인이 은행나무를 자르려고한
도끼자국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무엇이든 오랜 세월을 견디어 살아남으면 영물이 되는가 보다.

은행나무가 지켜주는 있는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년)에 대경대사가 창건했다는 설과 진덕여왕 3년(649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한다. 임금님이 행차하기도 한 이곳은 신라시대 에는 불국사와 더불어 중요한 사찰이었다. 창건 당시 당우가 304칸에 300여 스님이
머물렀다고 하니 대찰이었음이 분명하다. 사찰로 들어가는 길의 맑은 개울가에 있는 집들은 충신들의 귀양지로서 이용되었다고 한다.

용문사는 조선 태조 4년(1395) 조안화상이 다시 새롭게 고쳤고, 세종 29년(1447)때는 수양대군이 모후 소헌왕후 심씨를 위하여 보전을
다시 지었고, 세조 3년(1457)에는 왕명으로 다시 중수하였다. 성종 11년(1480)에는 처안 스님이 중수했으며, 후에 고종 30년(1893)
봉성대사가 중창하였다. 왕조가 바뀌어도 용문사는 각 왕조로부터 중히 여김받은 사찰이었다.

그러나 순종원년(1907)때 정미의병의 근거지로 사용되자 일본군들이 불태워버리고 그 후 1909년 취운 스님이 큰방을 중건했다. 1938년
태욱 스님이 대웅전, 어실각, 노전, 칠성각, 요사 등을 중건하였다. 1982년 선걸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여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지장전, 관음전, 요사, 일주문 등을 새로 중건하고 불사리탑 미륵불을 조성하였다. 용문사는 역사의 모진 질곡 속에서도 맥을 유지해 온 명찰
중 하나이다.


수려한 경관과 아름다운 계곡

용문산의 등산코스는 정상일대가 출입금지 구역인 관계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데, 용문사 북서쪽 계곡을 따라 마당바위에 이르는 코스와 용문사에서
북서쪽 산능선을 따라 오르면 정상 동북쪽 1,127m 지점인 석문까지는 산행이 가능하다. 이 코스는 정산에서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내린 암릉을
따라 오르게 되어 있는데, 석문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져 정상에 설 수 없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이다. 산행시에는 반드시 식수를 준비하고, 정상 가까이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간의 산행이라면 마당바위 코스가 적당하다.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아 힘든 걸음을 걸어야 하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와
숲에서 지저기는 새소리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용문사에서 마당바위까지는 계곡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 계곡은 크고작은 바위들로 이루어져 곳곳에
폭포들이 자리잡고 있다. 폭포가 비록 크지 않지만 이곳을 오르는 등산객에게 청량감을 제공하기 충분하다. 용문사에서 마당바위까지는 왕복 3시간정도가
소요된다.

한편 용문산은 산나물로도 유명하다.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에서 자란 산나물의 맛과 향은 미식가들로부터 이미 정평이 나있다. 산나물을 이용한
산채비빔밥은 이곳의 별미다. 용문산 입구 시장에 가면 봄에는 산에서 캔 산나물과 버섯으로 가득하고 가을에는 산 과일과 도토리묵을 구입할
수 있다.

서울에서 당일산행이 가능한 용문산은 교통이 좋다는 이점이 있다.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용문역에 내리면 용문산에 금방 갈 수 있으며, 동서울터미널(하루에
6회)과 상봉터미널(수시)에서 버스로 갈 수 있다. 자가용의 경우 6번 국도를 따라 양평에 다다르면 용문사 안내문을 볼 수 있다. 6번
국도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데, 드라이브코스로도 유명하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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