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절실함'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FC서울과 울산현대가 19라운드에서 충돌한다. 서울은 뒤집기를 노리고, 울산은 지키기를 바란다.
서울과 울산은 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14 19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전반기 휴식기를 보내고 온 서울과 울산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은 최근 6경기에서 '패'가 없다. 2승4무를 기록하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울산은 거꾸로 1승2무3패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상승과 하향 곡선이 겹쳐지는 시점에 바로 양 팀의 19라운드 경기가 편성됐다. 한 쪽이 내려올 수도 있고, 격차를 벌리며 달아날 수도 있다. 각자의 이유로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이 예상된다.
'추격자' 서울은 5승7무6패(승점 22)로 7위를 기록 중이다. 6위 울산(6승6무6패·승점 24)과의 격차를 불과 승점 2점으로 좁혔다. 맞대결에서 이긴다면 순위를 맞바꿀 수 있다.
스플릿 라운드를 감안한다면 7위와 6위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33라운드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7위부터는 스플릿B에 속하게 된다. 6위까지는 스플릿A에 포함돼 우승 다툼을 벌일 수 있다. 6~7위가 운명을 가르는 선인 셈이다.
이제 19라운드를 앞두고 있으니 이미 절반 이상이 지났다. 지나간 경기 수가 남은 것보다 많다. 그만큼 기회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전 포인트의 기회만을 엿보던 최용수 감독은 울산전을 스플릿A 사정권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그는 3일 열린 사전 미디어데이에서 "울산전이 터닝포인트다.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영화 같은 승부를 펼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서울극장'은 주로 여름에 열렸다.
서울은 지난해 7월 초까지 9위에 머물렀다가 7월 한 달에만 4승1패를 거두면서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어진 8월에는 5경기 무패(3승2무) 기록으로 4위까지 뛰어올랐다.
7~8월에 거둔 7승2무1패의 기록을 자양분 삼아 정규 리그를 끝까지 4위로 마감할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자고로 뜨거운 7~8월에 서울극장이 열렸다. 우리는 기막힌 스토리로 많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며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 보다는 무더운 여름철 경기를 선수들 스스로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울산전을 앞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서울이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처지만도 아니다.
'무실점 경기'를 목표로 올시즌부터 새롭게 시도한 스리백 전술이 탐탁치 않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실점을 해 많은 승점을 날리고 있다.
전남드래곤즈전(2-2 무), 포항스틸러스전(0-0 무), 제주유나이티드전(1-1 무), 경남FC전(1-1 무)이 대표적이다. 모두 전반기 휴식기 이후 나온 무승부 경기다.
최용수 감독은 "최근 우리가 리드를 하다가도 무승부 경기를 계속하는데 그 인연을 끊어야 한다. 작은 판단 실수를 줄여야 한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최근 울산과의 상대 전적을 들여다봐도 달갑지 않다. 서울은 2012년 마지막 맞대결(3-1 승) 이후 지난해 울산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1무3패를 기록 중이다.
이에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절박함으로 앞선 경기와의 다른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수비수 김주영은 "개인적으로도 지난 결과들이 좋지 못했다. 벼랑 끝에 있는 심정이다. 힘든 상황에서 '누가 우리를 꺼내 주겠지'하는 생각은 없다"면서 "그런(절박함) 마음으로 울산전 준비를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울산의 내부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최근 6경기에서 1승2무3패를 기록 중이다. 승리가 절실하다.
지난 2일 11위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덜미를 잡히며 분위기가 바닥을 쳤다.
조민국 감독은 전임 김호곤 감독이 완성한 '철퇴 축구'에 패싱 축구를 덧입혀 '철퇴 타카'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실패의 기미가 역력하다.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노출되고 있다.
울산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8명을 새로 들이고 9명을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공격수로 양동현·카사·따르따를 보강했다.
인천전에서 모두를 시험가동 했지만 결과는 0-2 패배였다. 투톱을 이룬 김신욱과 양동현은 '장신 공격수'라는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어 역할 분담이 모호해졌다. '두 머리'만을 노린 롱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었다.
여기에 전방으로 공을 뿌려줄 역할로 아시아쿼터를 활용해 영입한 미드필더 에데르는 K리그 등록 기일을 넘겨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1위 전북현대(10승5무3패·승점 35)와 3위 수원삼성(9승5무4패·승점 32)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전북 입장에서는 삐끗하면 1위 자리 수성이 어렵게 된다. 수원은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