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갤러리]조각가 최종태 회고전

URL복사


일흔
시간만큼 깊은, 거장의 경지



고희기념 회고전에서 만난 조각가 최종태



해방 후 성장한 1세대 조각가 최종태의 고희기념 회고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석재, 청동, 목재 조각에서부터
파스텔, 매직, 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얼굴작품들을 근작 중심으로 140여점 선보였다.

최종태 조각은 정면의 직선적 느낌과 측면의 양감을 동시에 갖고 있어 한 작품에서 다양한 감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 정면의 날렵한
긴장감은 측면의 도톰한 곡선으로 중화되면서 종교적인 안정감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조형적 탐구의 산물이 ‘얼굴’이라 하더라도, 여기에는 작가의 내면과 세계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조각들마다 표정이 다르고, 시대상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지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70, 80년대 작품이 어두운 데 비해, 최근의 조각들은 밝다. 이 밝음에는 ‘부정을 뛰어
넘고 체득한, 삶에 대한 긍정’이 상당한 깊이로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김종화 가나아트갤러리 이사는 “선생은 어떤 구호를 형상화하는 조각을 한 적이 없다. 목적성을 가진 적이 없다는 뜻이다. 선생의
사상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타인의 시각과 합일점에 이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인간’에 대한 관심이다.”

전시장에서 관람을 끝내고 조각가 최종태를 만났다. 경건하게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며 천진난만한 순수성이 그의 얼굴 작품들과 닮았다.
절대 진리와 휴머니즘을 좇는 구도자적 철학도 작품과 일치를 이룬다. 그에게 예술은 삶 그 자체이며 종교이자, 삶과 종교가 또 예술임이 분명하다.


- 조각의 경우 줄기차게 얼굴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얼굴’에 천착하는 이유가 있나?

70년대 전반부터 얼굴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어떤 작업을 해야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얼굴을 계속 하게
되었다. 결국 ‘인간’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나 싶다. 얼굴은 인간의 포인트다. 인간을 얼굴로 표현한 것이다.



- 최근들어 조각들의 표정이 밝아진 느낌이다.


그렇다. 70, 80년대 얼굴 조각들은 슬픈 표정이나 독한 표정이 많았다. 소설가 게오르그가 ‘세상이 병들었을 때 시인의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는데, 그때는 시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암울했던 모양이다. 90년대 들어 환갑을 맞았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 60을 이순이라고 하지
않나.

이순은 들려오는 소리를 따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하늘에서 시키는 바를 따른다는 뜻 아니겠는가. 욕심 내지 않고 무엇을 애써 하고자
하지도 않고 거짓 없이 하늘의 소리를 좇으니 마음의 고민이 해소되었다. 그러자 형태도 편안해진 것 같다.



- 정면은 선처럼 얇으면서 측면은 양감이 느껴지는 형태적 특성이 일관되게 보인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그것 역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술사를 더듬어 볼 때 아주 생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유에 변화를 주어 또 하나의 유를 창조할 뿐이다.

이집트 미술의 측면성이라던가 운주사 와불의 납작한 형태, 모딜리아니 조각의 평면성 등을 내 작품도 무의식적으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조각의 형태가 물고기를 연상시킨다고 하기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물고기는 물의 압력으로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내 조각의 인물들은
세상으로부터의 압력과 긴장 속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직립이란 형태 또한 세상과 대결하며 참선하는 인물상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 작품 활동에서 특별한 영감을 얻는 것이 있나.

느낌이 크게 작용한다. 미술사를 연구하며 구상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마음이 가는 쪽을 선택한다. 음악가 카잘스가 행복의 비법에 대해 ‘마음에서
오는 소리를 따라가라’라고 말했다는데 옳은 말이다. 영감이란 없다. 그것이 영감일 수도 있겠다.



- 브론즈, 파스텔, 매직, 연필, 판화 등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하고 있다.

그 또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좇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판화 같은 경우에도 조각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흥미를 느껴 안으로 당길 때 힘을 주는 조선식으로 판각을 제대로
배웠다.

파스텔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재미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곁에서 함께 하다가 파스텔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70년대 초반만 해도 국산 파스텔이 형편없어서 작업에 무리가 따랐다. 매직은 장욱진씨 집에 갔다가 하게 되었다. 당시 장욱진씨가
매직을 썼다.

매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독특해 보였다. 괜찮은 것 같아서 나도 했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드러내기를 꺼려하나 보던데 나는 자랑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계보를 잇는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여러 가지 매체에 접근해 보는 것은 즐겁다. 판화 같은 경우는 기법적 유희에 빠지는 것 같아 중단했다. 정신의 표현인 ‘기’가 아니라 ‘교’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서이다.



-
스승 김종영은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이다. 하지만 선생은 수제자이면서도 추상이 아닌 구상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젊은 미술학도들에게 추상 조각은 시류였다. 하지만 나는 추상의 길을 따르지 않았다. 그대로 좇다가는 스승의 그늘에 묻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스승의 기를 고스란히 전수 받았다. 하지만 형태적 길은 달랐다.

어릴적에 ‘레미젤라블’을 읽고 큰 감회를 받았다. 그 후로 도덕적 휴머니즘 등 위고의 사상에 깊이 빠졌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종교적
성격이 강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1920~30년대 스타 명창들의 기록...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오는 8월 22일(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을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는 1920~30년대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함께 당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명창들의 민요, 판소리, 기악, 병창 등 대표 작품들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단원들의 목소리로 재현한 무대다. 100여 년 전의 대중성과 감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전통 성악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중 최순경의 ‘반월가’와 ‘화투풀이’를 시작으로 박녹주의 ‘죽장망혜’, 이소향의 ‘호접몽’ 등 유성기 음반에 실렸던 대표적 유행가들을 성악 장르별로 소개한다.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병창 무대도 함께 구성돼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우리 소리의 정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음악의 전승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성악 중심의 레퍼토리 개발과 서울·경기 지역 굿풍류 및 민간풍류의 복원에도 힘써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간 축적된 민속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성악의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공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