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클레이코트의 최강자 라파엘 나달(28·스페인·세계랭킹 1위)이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5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나달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노박 조코비치(27·세르비아)를 3-1(3-6 7-5 6-2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은 이변이 속출했던 여자 단식과는 달리 세계랭킹 1, 2위가 결승까지 올라 큰 관심을 끌었다.
라이벌의 맞대결에서 미소를 지은 것은 클레이코트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나달이었다.
나달은 이번 대회 전까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최다 연속 우승 기록에 타이를 이루고 있었다. 나달은 2005~2008년, 2010~2013년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비욘 보리(스웨덴)가 1978~1981년 세운 프랑스오픈 최다 연속 우승 기록에 타이를 이루는 것이었다.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우승에 성공, 프랑스오픈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을 다시 썼다.
이미 개인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한 2012년 프랑스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다시 썼던 나달은 이 기록을 '9번'으로 늘렸다. 지난해 갈아치운 동일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9회로 바꿨다.
이번이 프랑스오픈 10번째 출전인 나달은 9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9년 16강에서 로빈 소더링(스웨덴)에 한 차례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진 적이 없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나달의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은 66승1패가 됐다.
개인통산 14번째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선 나달은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순위에서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공동 2위로 올라서게 됐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세운 17번이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4차례, 윔블던과 US오픈에서 한 번씩 우승을 맛 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할 수 있었지만 또 다시 나달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조코비치는 2012년에도 결승까지 올랐으나 나달에 져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세계랭킹 1, 2위의 대결답게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1세트에서 주무기인 포핸드샷이 흔들리면서 고전했던 나달은 침착하게 위기를 넘겼고, 2세트부터 포핸드샷이 살아나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1세트를 가져왔던 조코비치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시간이 지날수록 예민해지는 모습을 보이며 자멸했다. 서브에이스 11개를 꽂아넣으며 서브에서 나달을 압도했으나 실책이 49개로 너무 많았다.
1세트에서 나달의 포핸드샷 실수가 나오면서 조코비치가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조코비치는 1세트 게임스코어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잇따라 세 게임을 이기면서 1세트를 가져왔다.
나달은 주특기인 포핸드샷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2세트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게임스코어 2-2로 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나달은 두 차례 듀스 접전 끝에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분위기를 주도했다.
조코비치가 끈질기게 추격해 게임스코어 5-5로 따라잡혔으나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온 후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흐름을 탄 나달은 3세트 시작 후 내리 세 게임을 가져오면서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조코비치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추격을 노렸으나 나달은 7번째 게임에서 5차례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조코비치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체력이 다소 떨어진 듯 힘겨운 표정을 지어보인 조코비치는 라켓을 집어던지며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이더니 크게 흔들렸다.
나달은 흔들리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8번째 게임을 빼앗아 2세트까지 따냈다.
4세트 게임스코어 2-2로 맞선 상황에서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나달은 듀스 끝에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4-2로 앞섰다.
조코비치는 쉽게 물러나지 않고 게임스코어 4-4로 따라붙었으나 나달은 흔들리지 않았다.
9번째 게임에서 잠시 백핸드샷이 흔들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나달은 듀스 상황에서 내리 두 포인트를 따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다.
이어진 게임에서 나달은 강력한 서브를 앞세운 조코비치에 두 포인트를 먼저 내줬으나 백핸드 크로스샷으로 30-30을 만든 후 여세를 몰아 챔피언십 포인트만을 남겨뒀다.
나달은 조코비치가 더블폴트를 저지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나달은 코트에 무릎을 꿇고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