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갤러리]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

URL복사

한지에 배어나오는 자유로운 추상의 세계




<60년대 이응노 추상화>展






독특한 미술세계를 확립했지만,
동백림 사건으로 프랑스로 출국 후 끝내 이 땅에 돌아오지 못했던 고암 이응노 화백의 미공개 작품이 전시되었다.

서울 평창동 이응노 미술관에서 열리는 <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은 <42년만에 다시 보는 이응노 도불전>과 올 봄의
<60년대 이응노 꼴라주>전에 이은 세 번째 전시이다. 62년-67년 동안 고암이 파리에서 그린 62점의 추상화를 3차로 나누어(9월
15일-10월 14일, 10월 16일-11월 15일, 11월 17일-12월 15일) 20점 내외로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60년대 초반의
종이를 뜯어 부친 콜라주에서 70년대 ‘문자추상’, 80년대 군상(群像) 연작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서예기법을 현대적 추상 언어로 재해석

고암 이응노의 시작은 수묵화였다. 그가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한 것은 파리로 건너간 1960년대 이후이다.

서양미술의 본고장에서 고암은 한지와 수묵이라는 동양화 매체를 사용한 독창적인 추상의 세계를 창조했다. 고암은 전통 서예기법을 현대적인 추상
언어로 재해석한 60년대 작품을 가리켜 ‘서예적 추상’이라고 불렀다.

“이미 동양화의 한문자 자체가 지니고 있는 서예적 추상은 그 자원이 자연사물의 형태를 빌린 것과 음과 뜻을 형태로 표현한 것이니 한자 자체가
바로 동양의 추상적 바탕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고암의 추상화는 이처럼 동양 미학의 근본인 서화일치 사상을 추상화하는 작업에서 비롯되었다.

60년대 고암 추상화의 특징은 한지 위로 수묵이 은은히 드러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필선의 역동성이다. 서예를 연상시키는 기호 형상과
먹의 농도에 따라 조절되는 미묘한 깊이감은 동양적 미학을 구현한 것이다.



풍경에 점을 찍으니 사람이 되더라

동시대의 꼴라주 작업에서는 입체적 마티에르로 형태를 지워나갔던 반면, 추상화에서는 어렴풋한 형태를 엿볼 수 있다.

“오래된 비석을 보면 오랜 세월 바람과 비에 닦여 닳아 없어진 몇 획에서 옛 언어를 찾아볼 수 있다” 는 박인경 여사가 전하는 고암의 말이
암시하는 것처럼, 그의 추상화는 닳고 파인 돌비석에 새겨진 고대 상형문자를 연상시킨다.

상형문자가 자연의 형태와 의미에서 출발했듯이, 문자는 자체가 이미 추상이다.따라서 상형문자는 풍경, 동물, 사람 등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복잡한 필선들의 중첩과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가득한 화면은 자연과 사람이 일체가 되는 한마당으로 화한다. 자연 속을 뛰어다니고 환호하며
얼싸안은 사람들의 이미지는 이미 80년대 군상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자유로운 표현 속에서도 화면의 질서를 잃지 않는 절제된 색채와 구성이 고암 추상화의 묘미이기도 하다.

한편 콜라주 작업을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는 풍상 맞은 돌비석 이미지에서 김미경 강남대 미술사 교수는 ‘역사에 대한 고암의 철학적 정신’을
읽는다.

“이국 땅에서도 파란만장한 한국의 현대사를 간직하며 인고의 세월을 내면으로 품는 작가의 외로움이자 비바람에 깎이고 깨어져도 묵묵히 감내하는
오래된 돌비석 같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어떤 시기의 작품에서도 내면적인 모습으로 살아남아 있다.”

이순령 큐레이터는 추상화는 어렵다는 대중들의 선입견은 “작품을 읽어내려고 하니까” 생기는 문제라고 일러주었다.

추상화는 의미 파악보다 선과 색, 공간의 조형 요소와 개인적 연상작용을 즐기는 것이다. 이순령 큐레이터는 마음을 열고 작품과 일대일로 대면
할 것을 권했다.

문의 : (02)3217-5672







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


1904년 충청남도 홍성 출생.

호는 죽사(竹史), 고암(顧菴)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에게 사사

1930년대 중반 도일(渡日),

마쓰바야시 게이게츠에게 사사

1945년 해방 이후 단구미술원 조직,

홍익대학교 교수 역임

1958년 프랑스로 감,

파리 폴 파게티 화랑 등에서 전시

1964년 파리 동양미술학교 설립

196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명예상

1967년-69년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

1977년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국내에서 작품발표 금지

1989년 프랑스에서 작고



 









인 터 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예술가의 정신, 고암이 늘 강조했던
것”



이응노
미술관 박인경 관장

이응노 미술관은 작년 11월에 설립되어 고암의 작품을 발표하고 연구하는 일련의 사업을 활발하게 해왔다. 이응노 미술관의 설립자이자,
고암의 미망인이기도 한 박인경 관장(75)을 만나보았다.


- 미술관 설립 의도는?

대작에서 소작, 스케치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그분의 작품이 수천점 있어요.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국내에 공개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죠. 동시에 그의 작품과 일생, 예술활동을 정리하고 학계나 후대를 위한 연구 재료를 제공하기 위해 미술관이 만들어진 겁니다.


- 생전 고암에 대해.

무척 부지런하신 분이었어요. 그리고 화가로서의 양심과 정신을 중시했죠. 창작 활동에서 유행을 따라가는 일이 없었어요. 언제나
주관적인 사고에 의해 작품이 만들어졌죠. ‘이러 이러한 그림을 그려 달라’는 주문을 받거나 남에게 부탁 받은 경우는 오랜 시간
허비하다 결국 완성을 못했어요. 자신과 비슷한 길을 따르려는 사람에게도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찾아야 한다고 늘 강조하곤 했죠.


-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가지고 있던 작품들이 전부 공개된 후에는 각각 제 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아껴줄 수 있는 미술 애호가라던가, 안목
있는 사람에게 전해져 작품이 오래도록 음미되고 보전되길 원해요. 상품화되어 돌아다니는 것만은 막고 싶다는 의미죠.






정춘옥 기자 <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1920~30년대 스타 명창들의 기록...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오는 8월 22일(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을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는 1920~30년대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함께 당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명창들의 민요, 판소리, 기악, 병창 등 대표 작품들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단원들의 목소리로 재현한 무대다. 100여 년 전의 대중성과 감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전통 성악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중 최순경의 ‘반월가’와 ‘화투풀이’를 시작으로 박녹주의 ‘죽장망혜’, 이소향의 ‘호접몽’ 등 유성기 음반에 실렸던 대표적 유행가들을 성악 장르별로 소개한다.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병창 무대도 함께 구성돼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우리 소리의 정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음악의 전승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성악 중심의 레퍼토리 개발과 서울·경기 지역 굿풍류 및 민간풍류의 복원에도 힘써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간 축적된 민속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성악의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공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