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팀]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나갈 지역일꾼을 뽑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4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국 1만3600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서울 시내에 마련된 투표소는 2238개다.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라기 위해 집 근처 투표소로 향했다.
총 7장의 투표지(시도지사, 구·시·군 장, 시도의원(지역구·비례), 교육감, 구·시·군의원(지역구·비례)를 2차례에 걸쳐 투표해야 하는데다 이번에 칸막이형 기표소로 바뀐 탓에 유권자들이 혼동을 겪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비교적 큰 혼란 없이 순조롭게 선거가 치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난달 30~31일 이틀에 걸쳐 사전투표가 실시됐던 터라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보다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사전투표 투표율은 11.49%였다. 홀로 투표소를 방문한 김종심(59)씨는 “가족들이 모두 사전투표를 해 혼자 왔다”면서 “종전에는 정당만 보고 찍어왔는데, 세월호 참사를 겪고난 후 생각이 바뀌어 후보들의 공보물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답했다.
서울 방학3동 1투표소와 3투표소가 함께 위치한 방학3동 주민센터에는 오전 7시50분께 많게는 5명까지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렸다. 주 연령층은 40~50대로 부부가 함께 찾은 이들이 많았다.
부인과 함께 등산복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은 김용석(57)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노가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면서 이내 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떠났다.
진용덕(27)씨는 “회사가 쉬는 날이라 조조영화를 보려고 일찍 투표를 마쳤다”면서“공약과 전과기록을 일일이 선관위에서 찾아봤다. 국민을 위해 일해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한 표를 행사했다”고 전했다.
신길5동 제2투표소인 대영고등학교에 20대 딸과 함께 찾은 김지원(55·여)씨는 “처음 투표권을 가진 딸과 같이 투표하게 돼 기쁘다. (우리가 뽑은 후보가) 국민을 위해 거짓말하지 않는 진실한 일꾼이 되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선거에는 고등학생 투표안내 봉사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채환(16)군은 “반에서 9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1~2학년 학생 200명가량이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게 됐다. 봉사활동 6시간 인정 또는 돈 2만원 중 택할 수 있었는데 난 봉사활동을 택했다”면서“아침 6시부터 나와서 일하고 있는데, 아침엔 어르신들이 많이 와서 줄을 많이 섰었으나 지금은 한산한 편”이라 말했다.
전 군은 이어 “이전까지 투표라 하면 엄숙한 분위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여유롭고, 미래의 유권자 입장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을 마쳤다.
사전투표를 마쳤다는 최선진(76)씨는 이날 투표를 하지 못한 이웃 문모씨와 관악산에 가기 전 투표소를 찾았다. 최씨는 “예전에 부재자투표 할 때는 절차가 복잡했는데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제시해 지문만 찍으면 돼서 너무 쉬웠다"며 "제주도에서 낙성대동까지 온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낙성대동 주민센터의 한 투표관리자는“보통 수준으로 투표율이 나올 것 같다”며 “지난 대선의 3분의 2 정도 된다”고 예상했다.
투표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곳도 있다. 좁은 투표장소에 동선이 명확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1차 기표 용지를 2차 투표함에 넣으려하는가 하면, 1차 투표만 마치고 투표장을 나가려는 유권자도 목격됐다. 또 칸막이형 기표소로 바뀌면서 유권자들은 기표소 안에 기표중인 유권자가 있는지 여부 확인이 어려워 우왕좌왕하는 일도 있었다.
한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한 번에 받아서 기표해 한 곳에 넣으면 되지 않느냐. 사전투표는 쉬웠다고 들었는데 본 투표는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면서 불만을 토해냈다.
한 투표참관인은 “지난 선거까지 기표소는 천막으로 가려져 뒷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다리가 보이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서울지역은 모두 명의 유권자가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경찰은 투표 시작과 동시에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8만여명을 동원해 선거 치안 유지에 나섰다. 투표소 주변에는 현장지휘소를 차려 관할경찰서장이 거점 근무나 순찰을 지휘 중이며, 개표소 별로도 6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가용인원(10만명) 100% 투입이 가능토록 비상대기 중이며, 상황에 따라 병력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