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내야수 박계현(22)이 1군 첫 선발 출전경기에서 공수에서 펄펄 날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계현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SK는 박계현의 맹타를 앞세워 9-4로 승리했다. 연패에서 탈출한 SK는 시즌 21승째(26패)를 수확, 7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군상상고를 졸업한 박계현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42위로 SK에 입단했으나 지난해까지 단 한 경기도 1군 무대에 출전하지 못했다.
2군 성적도 특별하진 않았다. 날랜 발로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 20경기에 출전, 팀 2위인 도루 7개를 기록했지만 타격은 1홈런 9타점 타율 0.224로 평범했다.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계현은 28일까지 5번 출전했지만 모두 대주자 혹은 대수비였다. 1득점을 기록한 게 전부다.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생애 첫 1군 선발 출전한 박계현은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듯 첫 타석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0으로 앞선 1회초 2사 만루에서 첫 타석을 맞은 박계현은 넥센 선발 헨리 소사의 3구째를 통타, 2타점 적시타를 작렬, SK의 4-0 리드를 이끌었다. 프로데뷔 첫 안타는 2타점 적시타가 됐다.
박계현은 후속타자 김성현의 타석 때 프로 데뷔 후 첫 도루까지 훔쳤다.
기세가 오른 박계현의 방망이는 거침없이 돌아갔다. 1사 주자없이 맞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다. 단타로 보였지만 박계현의 날랜발은 이미 2루에 안착했다.
박계현은 이날 경기 두 번째 도루에 성공, 1사 3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박계현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1사 3루에 나온 박계현은 넥센 필승조 한현희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쳤다.
SK는 박계현의 적시타로로 5-3으로 달아나 한숨을 돌렸다.
수비에서도 발군이었다.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나온 강정호의 좌익선상 강한 타구를 멋지게 잡아냈다. 송구가 다소 부정확해 내야안타가 됐지만 실점을 막은 훌륭한 수비였다.
박계현은 7회말 수비 때 교체되며 1군 선발 데뷔전을 인상적으로 마쳤다.
경기 후 박계현은 "선발 출전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무척 긴장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하나도 안 떨렸다"며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교체 후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이 계속 생각났다"고 활짝 웃었다.
전혀 긴장하지 않은 것 같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최대한 내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즐겼다"고 답했다.
이어 "2군에 있을 때부터 조동화 선배님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며 "경기 전 선수단 미팅 때 (박)희수형이 '오늘 잘 칠거지'라고 격려해주신 것도 많은 힘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며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박계현이다"며 "오늘 플레이를 잊지 않고 앞으로 선수생활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엄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