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전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애런 헤인즈(33)의 귀화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농구협회와 KBL이 공동으로 구성한 '국가대표팀 운영위원회'는 최근 헤인즈를 귀화시켜 2014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과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대표팀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또한 앰버 해리스(26)를 귀화시키기로 하고 우수인재 특별귀화 선수의 한국 국적 취득에 따른 후속 절차 및 규정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선수 자격 규정과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뛰려면 해당 국가에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FIBA가 주관하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정이다.
헤인즈와 해리스 모두 이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귀화해 국적이 한국으로 변경돼도 이 규정 탓에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기 힘들 전망이다.
대한농구협회는 뒤늦게 이 규정을 알고 지난주 대한체육회에 OCA 헌장에 대해 문의했다.
대한체육회는 OCA에 해당 선수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자료를 대한농구협회에 의뢰한 상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협회에서 자료를 받는 대로 OCA에 해당 선수의 참가 자격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아시안게임만 뛰게 하기 위해 추진한 헤인즈의 귀화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KBL의 안준호 전무이사는 "헤인즈의 귀화는 어렵게 됐다. FIBA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 나머지 대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남자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남자대표팀은 문태종이나 이승준 등 귀화혼혈선수를 활용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WKBL은 계속해서 해리스의 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해리스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에 장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WKBL의 신선우 전무는 "꾸준히 해리스를 활용하겠다는 목적에서 추진한 귀화다. 여자농구는 선수 수급이 쉽지 않은데 세대교체를 해야 할 상황이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 귀화다"며 "인천아시안게임을 못 뛰더라도 해리스의 귀화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