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세월호 참사 25일째인 10일 진도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 예비 특보가 내려지면서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6시께 3번째 정조 시간대가 찾아왔지만,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높은 파도 때문에 수색 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해경은 사실상 이날 수색 작업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속이 느려지는 소조기(7~10일)인 4일 동안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 때문에 지난 7일에 이어 꼬박 이틀을 허비하게 됐다. 오는 11일 오전부터 12일 오후까지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수색 작업이 다시 시작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 예비 특보가 내려지면서 현재까지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오전 4시51분, 오전 11시1분, 오후 6시1분께 3차례 정조 시간대에도 구조팀은 수중 진입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사고 해역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최고 2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오후 11시37분께 마지막 정조 시간에도 수색 작업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조팀이 머물던 바지선 2척 중 1척은 인근 관매도로 피항 했으며 나머지 1척은 현장에 대기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예비 특보를 발표하고 11일 오전부터 서해남부 먼바다, 낮부터 서해남부앞바다, 오후에는 남해서부 전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보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는 11일 오전부터 12일 오후까지는 최고 3m 높이의 파도가 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대책본부는 “파도가 높게 일면서 잠수사들이 바다에 입수하고 출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잠수사들의 피로가 누적된 만큼 기상이 좋아질 때까지 수색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속이 느려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을 포함해 앞으로 2~3일간 기상 악화로 사실상 수색 작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 수색 작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 이날까지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64개 격실을 비롯한 전체 111개 격실에 대해 1~2차 수색을 마치고 오는 15일까지 가능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재수색까지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상 문제로 수색 작업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 지 해경도 확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선체 내부 칸막이가 물을 머금어 휘어지는 약화 현상이 일어나는 등 붕괴 위험까지 겹치면서 실종자 수색 구조 작업이 재개되더라도 잠수사들의 안전 위험 문제로 작업에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칸막이 약화 현상은 5층 승무원 객실 통로, 교사 객실 통로, 4층 선수 좌현 8인실, 다인실 통로등에서 발견됐으며 다른 격실로 확대되고 있다.
고명석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언제 쏟아질 지모를 정도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 칸막이 약화 위험이 적은 곳부터 순차적으로 수색을 진행할 것”이라며 “잠수사들의 안전 문제로 붕괴 위험이 높은 격실은 앞으로도 작업이 힘들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잇단 악재에 소조기 기간 희생자 시신 수습도 정체되고 있다. 합동 구조팀은 전날 오후 9시20분께 수색 작업을 진행해 4층 선수 좌측 격실에서 2명의 희생자 시신을 수습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사망자는 275명, 실종자는 29명이다. 하지만 소조기 동안 단 7명의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는 데 그친데다 기상 악화 등 잇단 악재로 인해 앞으로의 수색 작업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수색이 장기화되고 소조기가 끝나가면서 수색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상이 악화되고 선체 내부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정부의 수색 의지는 변함이 없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진도를 다시 방문해“진행되고 있는 수색 상황 등을 가족들에게 신속하게 설명하고 가족들이 요청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곧바로 정확히 확인해 충실하게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