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안정적으로 5이닝 정도 던졌으면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배장호(27)가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11일 NC 다이노스전이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에이스 유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다 한창 물이 오른 NC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고 있는 배장호다. 만만치 않은 행보이지만 배장호는 "좋은 기회"라면서 오히려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배장호는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사흘 연투한 뒤 좀 쉬었다가 나간다는 생각으로 최소한의 몫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장호의 1군 무대 마지막 선발 등판(정규리그 기준)은 2009년 9월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 아래 기량을 뽐냈던 배장호는 잠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2011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배장호의 역할은 선발 투수였다. 2년 여 간 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에서는 쉽게 할 수 없던 경험이었다.
배장호는 "매일 중간 계투로만 나가다가 선발 경험을 해보니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생겼다. 선발 투수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2013시즌 종료 후 팀에 복귀한 배장호는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을 펼쳤다. 업그레이드 된 구위로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김사율과의 경쟁에서 밀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데 실패했다.
유먼의 부상은 예상보다 일찍 배장호를 선발 마운드로 불러냈다. 배장호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조금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이런 기회도 살릴 줄 알아야 성장할 수 있다. 좋은 기회"라면서 이내 각오를 다졌다.
배장호는 스스로의 장점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꼽았다. "될 수 있으면 승부를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구위가 안 좋으면 맞기도 하지만 피해가려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장호가 NC전 이후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남아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롯데는 유먼-옥스프링-송승준-장원준-김사율로 꾸려진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유먼이 계획대로 돌아올 경우 배장호의 선발 기회는 당분간 없을 수도 있다.
배장호는 "좋은 기회이니 살리고 싶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고 있던대로 해서 하던대로 던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번 등판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겠다. 1군에서 1년 정도는 선발을 해야 진짜 선발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