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주말이자 연휴 이틀째인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해 안산 화랑유원지 내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낮 한때 분향소 앞 주차장과 산책로, 경기도미술관을 돌아 안산화랑캠핑장에 이르기까지 약 2㎞ 가량 조문을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다.
연휴를 맞아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보였지만 지팡이를 짚은 노인부터 외국인, 학생 등도 적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강한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친 표정 하나 없이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조문객들은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맞으면서도 조문을 포기하지 않았다.
길게 줄을 늘어선 조문객들 사이로 이날 장례식을 치른 고(故) 이모(17)양의 유족들이 분향소에 도착하자 조문객들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희생자 유족들은 전날(3일)에 이어 분향소 앞에서 이틀째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유족 10여 명은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 보고 싶다' '가만 있으란 어른 말에 죽은 아이들! 그 에미, 아비도 이렇게 가만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특별검사제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줬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 중년 여성은 조문객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하루(0~22시) 안산 합동분향소에는 3만7053명이 다녀갔다. 안산올림픽기념관의 임시분향소(4월23~28일) 조문객을 포함한 누적 조문객 수가 35만8400명을 기록한 가운데 전국의 조문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 전날까지 102만5611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합동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175명, 교원 4명, 일반인 24명 등 모두 203명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사고 20일째를 맞는 어린이날인 5일에는 단원고 학생 8명에 대한 발인이 안산지역 장례식장 5곳에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