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주말과 어린이날(5일), 석가탄신일(6일)의 연휴 첫날인 3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2만명이 넘는 조문객이 다녀갔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만1962명이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고 밝혔다. 임시분향소(지난달 23~28일) 조문객을 포함한 누적 조문객은 30만8482명이다.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분향소 앞에서는 오후 한때 한때 100m가 넘는 행렬(8명씩)이 늘어서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모(33·안산시 사동)씨는“지역주민으로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왔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용인대리구 양지성당 성도 80여명은 버스를 대절해 단체 조문을 오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로 자녀를 잃은 단원고등학교 학생 희생자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사고 원인 진상규명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유가족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서 호소문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주며 구조작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호소문에서 이들은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생활안정대책을 유포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전국민장례축제처럼 생색을 내는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믿을 수 있는 분들이 힘을 실어 달라"고 했다.
또 “아이들을 버려두고 탈출해서 나타나지 않는 교사와 길 잃은 학부모들에게 대안이나 위로조차 하지 않고 책임회피만 하는 단원고 교직원들을 보면 비통한 마음”이라며 교육청과 교직원들에 대한 원망도 드러냈다.
고(故) 장모(17·단원고 2학년) 군의 어머니는“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분향소 운영이 끝나는 날까지 피켓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의 시위를 바라보던 고(故) 김모(26·여·단원고 교사)씨의 아버지는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탈출시키고 숨진 교사들도 있다”며 “호소문을 보고 딸 아이가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학생 유족의 한 관계자는 “의롭게 돌아가신 분들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며 “죄송하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