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3일 오전 10시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했다.
김 대표는 특별수사팀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들 중 가장 먼저 피의자로 소환된 인물로, 지난 2010년부터 2년 동안 세모의 감사를 맡았으며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감사를 지내다가 최근 물러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9일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 동안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유 전 회장 일가가 청해진해운과 계열사의 경영 및 의사결정과정에 관여하거나 지시를 내렸는지, 유 전 회장 일가에 회사 자금을 지원했는지 등에 대해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대표를 다시 불러 유 전 회장 일가가 설립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에 경영 자문 명목으로 지급한 컨설팅 비용의 구체적인 액수와 조성 경위, 선박 및 사명에 대한 상표권 수수료를 지급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총본산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시 소재 금수원에서 계열사 대표 등 자신의 측근들과 이른바 '높낮이 모임'을 열고 경영 전반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가 청해진해운 대표를 맡으면서 유 전 회장 일가에 억대의 경영 자문료를 편법으로 지급하거나 '아해'라는 이름의 사진작가로도 활동한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을 고가에 사들이는 방법으로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혐의에 깊게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 검찰 조사에서 “유 전 회장에게 매달 월급 명목으로 1000여만원을 지불하고 유 전 회장의 사진을 구매하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재소환은) 지난 조사에 이은 후속 조사 차원”이라면서도 “오늘 신병처리 예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재소환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김 대표가 세월호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주요 피의자이기도 한 만큼 검경 합수부의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신병 처리의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조만간 청해진해운의 관계사 온지구 대표인 채규정(68) 전 전북 행정부지사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채 전 부지사는 2008년부터 온지구 대표를 맡아 회사 자금을 빼돌려 유 전 회장 일가에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채 전 부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2001년 전북 행정부지사와 2002년~2006년 익산시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25기 출신으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동기이기도 하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채 전 부지사가 유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창구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중견 탤런트 전양자(72·여·본명 김경숙)씨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소환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부터 금수원 대표를 맡고 있는 전씨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이사로 활동하고, 유 전 회장 일가가 실소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검찰은 전씨가 유 전 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금수원과 계열사 등에서 대표로 활동해온 만큼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등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전씨와 주변 인물을 상대로 한 계좌추적이 끝나는 대로 직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전씨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의혹을 부인한 채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고 소환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유 전 회장 차남 혁기(42)씨와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이사,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에게 오는 8일까지 검찰에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으며 유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송국빈(62) 다판다 대표를 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로 지난 2일 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