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이 2014 고양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개막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변선욱 감독이 이끄는 한국(23위)은 20일 오후 7시30분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헝가리(19위)와의 대회 1차전에서 4-7로 졌다.
지난해 헝가리 대회에서 홈팀 헝가리에 5-4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디비전1 그룹A 잔류에 성공한 한국은 안방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이뤄보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패로 대회를 시작한 한국은 최하위인 6위에 머물렀다.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에 이어 태극마크를 단 브라이언 영과 마이클 스위프트(이상 하이원)는 이날 경기를 통해 IIHF 세계선수권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스위프트는 2피리어드에 상대의 얼굴 부위를 가격하는 체킹 투 더 헤드 앤드 넥 에어리어(Checking to the Head and Neck Area)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했다. 개막전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귀화 선배' 라던스키는 분전했다. 헝가리 대회에서 3골 2어시스트를 올리며 맹활약했던 라던스키는 이날도 2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핀란드에서 활약 중인 신상훈(키에코 완타)과 이돈구(대명 상무)도 골맛을 봤다.
헝가리(1승·승점 3)는 한국에 설욕하며 1위로 올라섰다. 무려 5명의 선수가 득점포를 가동하며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한국은 헝가리를 강하게 압박하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1피리어드 13분36초 라던스키가 파울을 범해 2분 간 퇴장을 당하자 헝가리는 불과 1분 뒤인 14분18초 이스트반 바탈리스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헝가리는 행운의 골로 격차를 벌렸다. 1피리어드 17분43초 안드레스 벤크 시도한 중거리슛이 졸트 아자리의 다리에 맞으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국은 힘이 크게 빠졌다. 2피리어드 4분43초 퍽을 향해 돌진하던 스위프트가 어깨로 상대 발라즈 세북의 안면부를 가격하며 그대로 퇴장을 당했다.
다시 수적 열세에 몰린 한국은 2피리어드 7분12와 14분27초, 아자리와 이스트반 소프론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4까지 뒤처졌다.
라던스키가 만회골(15분16초)을 터뜨렸지만 샤바 코박스에 다시 실점(17분49초)한 한국은 2피리어드를 1-5로 마쳤다.
3피리어드 시작 46초 만에 바탈리스에게 벼락골을 내준 한국은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라던스키가 자신의 두 번째 골(2분52초)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신상훈(7분3초)과 이돈구(16분1초)가 연달아 상대의 골문을 열었다.
거기까지였다. 신바람을 내던 한국은 경기 종료 1분3초를 남겨놓고 나온 바탈리스의 쐐기골에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14위)와 대회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헝가리·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16위)·일본(22위)·우크라이나(21위) 등 6개국이 참가했다.
고양세계선수권 1·2위는 내년 체코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최하위는 디비전1 그룹B로 강등된다.
한국은 최소 2승 이상을 거둬 디비전1 그룹A에 잔류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앞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오스트리아(1연장승·승점 2)가 우크라이나(1연장패·승점 1)를 3-2로 제압했다.
일본(1승·승점 3)도 슬로베니아(1패)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승전보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