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NC 다이노스 안방마님 김태군이 4시간을 넘긴 '부창더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군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8번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로 팀의 8-7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의 리드로 출발한 경기는 두 차례나 요동을 쳤다. 0-4로 끌려가던 NC는 3회초 3점을 따라 붙더니 6회 에릭 테임즈의 투런포 등을 묶어 7-4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롯데는 7회말 곧바로 3점을 추격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 10회로 넘어간 경기는 김태군의 한 방으로 갈렸다. 김경문 감독은 선두타자 모창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손시헌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김태군의 타격감을 믿었던 NC의 작전은 보기좋게 적중했다. 상대 좌완 이명우의 초구를 파울로 걷어낸 김태군은 2구째를 통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모창민이 재치있는 슬라이딩과 함께 홈을 파고 들면서 김태군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승리를 확신한 김태군은 전준호 1루 주루 코치와 하이 파이브를 나눈 뒤 더그아웃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한 김태군은 2012년까지 줄곧 LG 트윈스에서만 뛰었다. 하지만 그해 겨울 신생팀 NC가 보호선수 20명 외 특별지명권을 활용해 김태군을 LG에서 데려오면서 큰 변화에 직면했다.
당시 굵은 눈물을 쏟아낼 정도로 아쉬워했던 김태군이지만 이적은 그의 프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김태군은 지난해 데뷔 후 최다인 112경기에 출전해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LG 시절 주로 백업 포수로만 뛰던 그는 첫 풀시즌 소화를 통해 야구에 눈을 떴다.
1년의 경험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김태군은 투타 모두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면서 NC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특히 타격에서는 타율 0.429(35타수 15안타)의 불방망이로 공포의 하위타자로 부상했다.
김태군의 가치는 마스크를 썼을 때도 빛났다. 김태군은 10회말 2사 2루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김진성과 호흡을 맞춰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볼카운트 3B-2S에서 허를 찌르는 몸쪽 직구는 강민호를 얼어붙게 했다
김태군은 "마지막 타석은 무조건 공이 보이면 (배트를) 돌린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구질을 특별히 노린 것은 아니다. 운이 좋게 정타로 맞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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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의 활약 속에 NC는 창단 첫 5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10승4패로 1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김경문 감독은 "매경기 쉽지 않은데 선수들이 뭉쳐서 잘해주고 있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 롯데 김시진 감독은 "오늘 경기를 털어내고 내일 경기 준비를 잘하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