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6.4℃
  • 맑음강릉 9.9℃
  • 맑음서울 7.7℃
  • 맑음대전 8.8℃
  • 맑음대구 11.5℃
  • 맑음울산 12.1℃
  • 맑음광주 11.4℃
  • 맑음부산 13.0℃
  • 맑음고창 9.5℃
  • 맑음제주 12.4℃
  • 맑음강화 5.7℃
  • 맑음보은 8.0℃
  • 맑음금산 9.5℃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12.0℃
  • 맑음거제 7.6℃
기상청 제공

문화

[갤러리]남궁산 개인전

URL복사



목판에 새긴 자연의 언어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남궁산 개인전



시원하게
뻗은 나무, 눈망울에 웃음 가득한 새, 편안한 달, 넘실거리는 산줄기, 앙증맞은 동백꽃, 또렷한 포도알…. 인사동 학고재에는 이 같은 자연물이
어울려 빚어내는 대화로 가득하다. 목판화가 남궁산의 ‘생명’ 연작시리즈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전이 열린 것이다.


생명의 대변자인 자연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남궁산은 97년부터 줄곧 ‘생명’을 주제로 목판화를 제작해 왔다. ‘생명’에 대한 그의 천착은, 반생명적인 것들이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는
현실에 맞서겠다는 작가적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남궁산이 포착하는 생명 이미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사는 까치, 개구리, 소나무, 동백꽃, 매화, 솟대, 나비, 나팔꽃 등의 자연물로 나타난다. 이들이 만드는 소박하고 정겨운 자연 풍경은
상실해 가는 자연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작가는 또한, 자연 풍경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남궁산이 생명 연작을 시작한 97년은 IMF 원년으로 사회적으로
어두웠던 시기다. 그는 절망에 빠진 서민에게 위안을 주는 판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60여점 작품의 하나같이 밝고 명랑한 분위기는 작가의
이런 생각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에 빈번히 등장하는 새와 나무도 ‘희망’의 메시지와 연관되어 있다. 새와 나무는 예로부터 하늘과 땅의 매개자였다.‘솟대’의 의미도 마찬가지다.
땅의 염원을 하늘로 전달하는 새, 나무, 솟대는 결국 희망의 상징물이다. 새들이 눈웃음을 짓고 있는 것도 그들 자체가 희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벽화, 민화, 단원, 혜원… 모두 스승 “판화가는 3차 서비스업”

남궁산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공감대는 긍정적 세계관의 표현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그의 판화에는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민족적
정서가 가득하다. 이것은 문화적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작가의 노력에 의한 결과이다.

미국 문화의 홍수 속에 전통 문화가 매몰되고, 문화의 국가적 경계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시대. 어느 나라 미술관을 찾아도 똑같은 형식의
작품이 놓여있는 현실에 대해 남궁산은 문제를 느꼈다.

그는 주변국 작가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했고 민족미술의 줄기를 이어나가기로 결심했다.

고구려 벽화와 민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고산자 김정호, 이름 모를 수많은 각수들이 모두 자신의 선배라고 남궁산은 말한다. 그는
특히 자신의 작품이 민화를 제대로 계승했다고 자평했다.

민화를 계승한 것은 색채나 도안 등의 형식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그는 민화의 ‘대중성’도 이어받았다. 미술가는 더 이상 고고한 예술가가
아니라고 남궁산은 토로한다.. “판화가는 3차 서비스업”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미술이 워낙 대중과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의 대중화에 대한
자신의 노력은 ‘미술운동’으로까지 명명되어질 수 있다고 했다. 판화를 대중의 생활과 밀착시키려는 그의 남다른 열의는 해마다 판화달력을 제작하고
책표지를 비롯한 본문 그림, 엽서그림 등 인쇄출판물에, 또한 <장서표>전과 같은 독특한 양식의 전시회를 통해 다방면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 맞춰, 남궁산의 판화와 함께 박남준, 안도현, 윤대녕, 이순원 등 문인들의 글을 실은 책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가
발간되었다. 전시는 9월 16일까지. 02-739-4937









인 터 뷰

“수많은 복사본의 원형생산자로 남고 싶다.”



목판화가 남궁산


남궁산(40)은
오윤, 이철수 등 1세대 민중판화가의 맥을 잇는 대표적인 2세대 민중판화가이다. 민중적 정서와 민족적 서정을 대중적 친화로 표현해온
목판화가 남궁산을 만나 그의 세계관과 예술관, 목판화에 대한 애정을 들었다.


- 줄곧 자연을 대상으로 작품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안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자연과 인간을 이분법으로 나누고, 자연을 이용할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현실에 대해 저는 부정적입니다. 동양적 세계관은 다릅니다.
자연과 인간의 통합을 지향하죠. 동양적 자연관의 회복이야말로 황폐해진 현대인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작품은
이러한 세계관이 내면화되어 정서적으로 표현된 것이죠.


- 목판화의 특별한 매력은?

21세기가 시작되면서, 화가라는 직업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직업들이 부상하고, 어떤 직업들은 도태되고
있는 현실에서 화가란 낡은 직업이지 않습니까. 그 때, 이 시대를 읽는 코드 중 하나인 ‘카피’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수많은 복사본의 원형생산자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고 보니 제가 목판화를 한다는 것은
참 다행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더군요.

그 외에도 저는 어릴 적부터 나무를 좋아했어요. 미술 재료 중 가장 환경친화적인 제재가 나무이기도 하죠. 사물을 세세히 묘사하는
편보다 단순화하는 것을 즐기는 제 취향도 판화에 적합했고요.


- 앞으로 작품 활동의 방향은?

제 창작의 화두는 네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지향하는 작품,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밝고 따뜻한 작품,
주변국의 작가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품, 대중 친화적인 작품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제 목판화 제작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예요. 대중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던 ‘장서표’(특정한 책이 자신의 소유임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표) 작업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정춘옥 기자 http://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