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고영민은 잘 치고 정수빈은 잘 잡았다. 덕분에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1-1로 맞선 8회말 1사 후 민병헌의 우중간 3루타로 역전 기회를 잡자 오재원 대신 고영민을 대타로 기용했다. 좌타자 오재원이 앞서 안타 맛을 봤지만 좌투수 진해수의 공을 치기에는 우타자인 고영민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영민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영민은 진해수의 초구에 힘껏 방망이를 돌려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로 연결했다. 어깨가 좋은 SK 중견수 김강민이 포구 후 곧바로 홈 송구를 선택했지만 3루 주자 민병헌을 저지하는 것은 무리였다.
9회 마무리 이용찬이 1점을 지켜내면서 고영민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고영민이 결승타점을 올린 것은 2012년 8월7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고영민이 타석에서 활약했다면 정수빈은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정수빈은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0-1로 끌려가던 3회말 무사 2루에서 보내기 번트로 2루 주자 김재호를 3루로 보냈지만 5회 무사 1,2루에서는 번트에 실패,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수빈은 한 번의 수비로 타석의 부진을 보란 듯이 만회했다.
두산 두 번째 투수 윤명준은 동점이 지속되던 8회초 2사 후 실책과 안타로 1,3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석에는 타격감이 좋은 박정권. 박정권은 윤명준의 높은 공을 받아쳐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보냈다. 만일 빠진다면 3루 주자는 물론 1루 주자까지 손쉽게 홈을 밟을 수 있는 상황.
위기의 순간 정수빈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타구가 방망이에 맞는 순간 쏜살같이 우익수 쪽으로 달려간 정수빈은 팔을 쭉 뻗어 다이빙 캐치에 성공,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정수빈은 "내가 놓쳤다면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잘 잡아 분위기를 이어가게 돼 다행이다. 잡는 순간에는 '이제 됐다'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웃었다.
송 감독은 "5회 찬스가 무산돼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는데 정수빈의 호수비와 고영민의 집중력 있는 침착한 타격, 양의지의 노련한 리드 등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확실히 발휘한 것이 승인"이라고 칭찬했다. 오재원 대신 고영민을 타석에 내보낸 것에 대해서는 "고영민이 더그아웃에서 계속 타이밍을 맞추려 하더라. 경험이 많아서 고영민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쉽게 5연승 도전에 실패한 SK 이만수 감독은 "윤희상이 좋은 피칭을 보여줬고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줬다"면서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