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져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FC서울의 최용수(41) 감독이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를 상대로 한 리벤지 매치를 앞두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다음달 1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히로시마를 상대로 2014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4차전을 치른다.
서울은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의 육상경기장에서 원정경기로 가진 3차전에서 히로시마에 1-2로 패했다.
그때까지 서울은 ACL 조별리그 F조에서 승점 4(1승1무)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히로시마는 승점 1(1무1패)로 조 최하위인 4위였다. 그러나 경기에서 순위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맞았던 것일까. 절박했던 히로시마는 안방에서 서울에 일격을 가했다.
"서울이 선수층이 얇은 현실에서 K리그 클래식과 ACL을 병행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게 돼 체력적 한계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은 그저 예기치 못한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을 대신하는 팬과 한국 언론의 위로일 뿐이다. 진 것은 진 것이다.
결국 서울은 승점 5점(1승2무)인 베이징 궈안에 1위를 내준 것은 물론 승점 4점(1승1무1패)으로 동점이 된 히로시마에 승자승 원칙에서 따라 2위도 빼앗긴 채 조3위로 떨어졌다.
ACL 조별리그가 반환점을 돈 만큼 조 1, 2위가 올라가는 ACL 16강 문턱에서 지난 시즌 ACL 준우승팀 서울이 주저 앉을 가능성도 생겼다.
최 감독은 경기 하루 전인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원정 경기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인정하면서 "내일 홈 경기에서 승리해 분위기 반전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ACL에서의 경험을 살려 지난 3차전 패배를 보약으로 삼겠다는 뜻을 비쳤다.
"지난해에도 원정경기에서 1패를 당했다. 그 뒤 긴장감을 갖고 결승까지 갈 수 있었다. 지난 히로시마 원정 경기 패배로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졌다. 이번에도 꼭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 감독은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리그와 ACL을 병행하고 있어 일정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히로시마도 일정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살인적인 스케줄이라는 방어막 안으로 숨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런 만큼 작은 집중력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짚어 4차전에 임하는 자세를 가늠하게 했다.
최 감독은 "공격에서 우리의 흐름대로 끌고 가야 한다. 상대 역습에는 대비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골을 넣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 감독은 F조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자 모처럼의 홈경기인 히로시마전에 대한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 조가 혼전 중이다. 순위 싸움에서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내일 경기가 이후 경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ACL은 항상 원정 경기가 불리하다. 홈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향후 일정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히로시마는 오랫 동안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다지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왔다"고 평가한 최 감독은 히로시마의 요주의 선수로 미드필더 아오야마 도시히로(28)를 꼽았다.
"아오야마는 공수 조율에 있어 위협적인 선수다.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좋은 득점 장면을 많이 만든다. 1차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이날 최 감독은 팀의 스타급 선수가 아닌 신인 심상민(21)을 배석시켜 눈길을 모았다.
최 감독은 "심상민이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와 열정으로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있다. 훈련을 통해서 앞으로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준비된 선수"라면서 "내일 경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심상민은 "이번 홈 경기에서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말보다 서울다운 경기와 결과를 만들어 보고 싶다. 감독님이 기대하는 대로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