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무명 스티븐 보디치(31·호주)가 프로 전향 13년 만에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보디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TPC 오크스 코스(파72·743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총상금 620만 달러) 마지막날 4타를 잃어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단독 선두로 최종일을 출발한 보디치는 이날 더블 보기 1개·보기 4개·버디 2개를 묶어 4타를 잃었지만 우승을 다투던 경쟁자들이 나란히 타수를 잃는 가운데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1년 프로로 전향해 2011년부터 PGA 투어에 입문한 보디치는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4년 동안의 PGA 투어 동안 지난해 7월 그린브리어 클래식에서 거둔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13년 간 무명의 설움을 씻어낸 보디치는 향후 2년 간 PGA 투어 시드권 확보와 함께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 진출권도 얻었다.
2~3라운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던 보디치는 이날 절정의 샷은 나오지 않았다. 더블보기와 보기를 번갈아가며 범했지만 앞서 벌어놓은 타수를 비교적 덜 까먹은 덕에 우승을 지킬 수 있었다.
2번홀에서 첫 보기를 내며 불안하게 출발한 보디치는 4번홀에서 러프와 벙커를 오간 끝에 더블보기를 냈다. 5번홀에서 그린 밖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을 홀컵 1m 부근에 붙인 끝에 1타를 줄였다.
그러나 정상 컨디션을 찾는가 싶던 보디치는 6번홀에서 곧바로 1타를 까먹으며 제자리 걸음을 했다. 버디를 기다렸던 보디치는 13번홀(파3)에서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다시 1타를 잃고 주춤했다.
호흡을 가다듬은 보디치는 이어진 14번홀에서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을 앞세워 버디를 기록, 첫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을 홀컵 20㎝ 이내에 붙여 버디로 통과했다.
보디치는 위협하는 이렇다 할 선수들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들어선 마지막 18번홀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이변 없이 우승을 지켜냈다. 티샷은 페어웨이를 놓쳤고 짧은 거리의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해 보기를 냈지만 1타 차 우승을 만끽했다.
상위권 선수 가운데 드물게 최종일 타수를 줄였던 윌 멕킨지(40)와 대니얼 섬머헤이스(31·이상 미국)는 막판까지 보디치를 추격을 했지만 1타 뒤진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공동 2위로 최종일 우승 경쟁을 펼쳤던 매트 쿠차(36)와 앤드루 루프(26·이상 미국)는 나란히 3타씩을 잃어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를 단독 5위로 마쳐 기대감을 높였던 재미동포 케빈 나(31·한국명 나상욱·타이틀리스트)는 뒷걸음질친 끝에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버디 3개를 성공시켰지만 트리플 보기 1개·보기 4개를 기록해 4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마무리한 케빈 나는 6계단 떨어진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올 시즌 앞선 11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1회(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3위 1회(프라이스닷컴 오픈) 등 톱10에 4차례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던 케빈 나는 1타가 모자라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또 다른 재미동포 제임스 한(33·한재웅)은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 노승열(23·나이키골프)과 함께 공동 16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