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김진서(18·갑천고)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했다.
김진서는 2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4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3.24점을 획득, 지난 25일 쇼트프로그램(69.56점)과 합해 총 202.80점을 받아 16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68.02점을 받은 김진서는 예술점수(PCS) 65.22점을 얻었다.
신채점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국 남자 선수가 ISU 주관 대회에서 200점을 넘긴 것은 김진서가 처음이다.
김진서는 지난해 10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벌어진 2013~2014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최고점인 184.53점을 훌쩍 넘어섰다.
쇼트프로그램을 13위로 마친 김진서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침착하게 자신의 연기를 선보여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은 만 12세에 피겨에 입문한 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김진서는 잔부상 탓에 고전했으나 이날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남자 피겨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진서는 첫 과제이자 기본점이 가장 높은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없이 뛴 김진서는 스핀과 스텝시퀀스를 모두 무난하게 소화했다.
그는 연기 후반부에 들어서 더 높은 기본점이 매겨지는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루프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트리플 플립을 2회전으로 처리하는 실수를 범하기는 했지만 김진서는 이후 침착하게 연기를 펼쳐 200점이 넘는 점수를 받는데 성공했다.
김진서는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26위에 머물러 아쉽게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놓쳤으나 올해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과시했다.
김진서는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했다. 프리스케이팅까지 잘 마치고 시즌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다음 시즌 준비를 잘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남자 싱글에서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0·일본)가 282.59점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소치올림픽에서 일본에 사상 첫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을 선사한 하뉴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91.24점을 기록,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은 트리플 플립과 실수가 있었던 트리플 러츠-더블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연기를 펼쳐 역전에 성공했다.
하뉴는 기본점이 10.30점에 달하는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를 깔끔하게 뛰었다.
일본의 또 다른 기대주 마치다 다쓰키(24·일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98.21점을 받아 1위에 올랐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184.05점을 얻어 총 282.26점을 기록, 하뉴에 우승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3·스페인)가 쇼트프로그램 96.42점, 프리스케이팅 179.51점을 얻어 총 275.93점으로 3위에 올랐다.
한편 김진서는 3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