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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극리뷰]명동창고극장의<박돌이와 갑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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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본극과 양념 막간극이 어우러진다



명동창고극장의 창작 신파극 <박돌이와 갑순이>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더래요…”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고 둘은 너무나 사랑했다. 하지만 인연의 끈이 단단하지 못했던 것일까. 둘은 각자 다른 사람의 아내와 남편이
된다.

이 이야기는 실제 경기도 이천에서 있었던 일로 유랑극단 배우들이 ‘박돌이와 갑순이’로 연희하다가 부르기 쉽게 ‘갑돌이와 갑순이’로 개칭했다고
전해진다.


작, 연출 예술계의 산 증인 장순안 맡아

‘박돌이와 갑순이’를 서울 명동 창고극장에서 창작 신파극으로 만들어 8월26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장순안 씨는 1956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래 시나리오, 희곡, 방송극 그리고 영화감독과 연극 연출 등 다방면에
능력을 발휘해 온 예술계의 산 증인이다.

극은 본극과 막간극으로 나누어 펼쳐진다. 원래 막간극이란 다음 장면의 무대장치가 준비되는 동안 관객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미니극을
뜻한다.

본극은 <박돌이와 갑순이>로 진행되고 간간이 1900년대 개화기의 청춘남녀의 알콩달콩한 사랑얘기가 펼쳐진다.

본극의 ‘박돌이’는 김상윤 씨가 맡았는데 <명성황후>, <내가 없는 방>, <왕과 나>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여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갑순이’ 역은 김미경 씨가 열연했다. 그녀는 <맥베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막간극의 술집 작부 역은 조시내 씨가 맡아 리얼하게 연기했다.

그 외 배성은(채송이 역), 동의찬(리철 역), 홍득훈(대식 역), 김현정(순점 역) 씨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전래동화의 주제 ‘착하게 살아야 한다’ 메세지 남겨

바로 앞 집에 사는 갑순이를 좋아하는 박돌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갑순이를 부른다. 하지만 때마침 박돌이를 짝사랑하는 언년이가 찾아와 분위기를
깬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며 언년이는 구애를 하는데… 박돌이는 벌써 갑순이와 언약을 맺은 후였다.

“고기방아 찍고 싶어 왔어 큭큭” “고기방아가 뭐야? 에이 부끄럽게…”

무대가 금방 막을 내리나 싶더니 왠 남녀가 방앗간을 무대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순진한 총각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처녀 채송이에게 새벽마다
방앗간에서 만나자고 속삭인다.

본극의 장면 전환 시 펼쳐지는 막간극은 관객을 순간 놀래키기도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재미나게 풀어줘 본극의 이야기 흐름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운명의 장난인지, 인연이 다 되어서인지 박돌이와 갑순이는 각기 다른 사람과 혼례를 올리게 된다.

갑순모는 갑순이를 억만석 영감의 후처로 보내겠다는 조건으로 많은 돈을 받았는데, 갑순이가 결국 윗마을 최씨네 막내아들에게로 시집가는 바람에
억 영감은 노발대발한다.

“아버지, 나 시집갈래”

“야 이년아! 안 간다고 해도 보낸다. 점 찍어 놓은 놈이 있냐?”

간난이와 그녀의 아버지가 주고 받는 말이다. 보통 사람이 4년만에 졸업하는 대학을 8년만에 졸업한 간난이가 반한 대식 총각. 그가 갑자기
관객석에서 유유히 걸어나온다. 순간 관객들은 놀라움반 웃음반이다.

“세상에! 세상에! 내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배우였어. 진짜 놀랐어” 하고 관객 중 한 사람이 호들갑을 떨었다.

억만석 영감은 갑순이와의 혼례가 틀어지자 계속해서 갑순이네를 찾아가 빚 독촉을 한다. 이에 갑순이는 그녀의 남편과 박돌이 내외와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궁리하는데…

“속고, 믿고, 속는 줄 알면서 믿고 그리고는 울고. 내 피맺힌 사연을 누가 알꼬. (울음)”

남편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술집 작부가 된 탄심이의 독백이다. 한많은 세상을 살기가 버겁다며 연신 눈물을 찍는다. 관객들은 유머스러운
본극 <박돌이와 갑순이>를 보다 탄심이의 독백을 듣고는 웃다가 우는 꼴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파극만의 매력이고 또한 마력인 것이다.

억만석 영감의 돈을 갚지 못해 갑순이가 꾀를 낸 것은 다름 아닌 ‘죽음’이었다. 죽은 척해서 영감을 속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금방 탄로나고 엉겹결에 갑순이는 자신이 저승에 갔다왔다며 “억만석 영감님의 아버지인 억척척 할아버지를 봤어요. 글쎄 그 분이
이승에 돌아가거든 영감님께 이런 말을 전하라 하시던데요” 라고 거짓말로 꾸며댄다.

결국엔 억만석 영감이 갑순이의 거짓말에 넘어가 빚 받는 건 고사하고 돈까지 얹어 주게 된다.

이로써 창작 신파극<박돌이와 갑순이>는 전래동화 속의 주제인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관객들에게 남기고 막을 내린다.


단순한 감정 자극이 아닌 ‘신파극’만의 개성에 초점

명동창고극장은 협소한 공간과 허름한 겉모습으로 젊은 층들이 자주 찾지 않는곳이다. 탄심이의 독백 장면에서 스피커의 성능이 좋지 않아 대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의자나 그 외 시설이 낡았다.

하지만 창작극만을 고집하고 향토극을 고수하는 고집만은 대단하다. 작지만 공연이 끊이질 않을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배여 있는 곳이라 일부
매니아 층들은 선호한다.

이번 <박돌이와 갑순이> 공연도 젊은 층을 겨냥해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막간극에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본극과의 비중
차이가 거의 없어 다소 혼란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박돌이와 갑순이’의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바라고 온 관객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연극은 눈물, 콧물 짜는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아닌 우리의 향토극인 신파극의 개성표현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공연장소: 명동창고극장

공연일시: 2001년 7월27일부터 8월26일까지

공연시간: 평일 7시30분/ 토 일 3시 6시/ 월 쉼

입장료: 일반 12,000원/ 학생 10,000

공연문의: 02)777-7048










인터뷰

연극 <박돌이와 갑순이> 연출가 장순안


1900년대 한창 유행했던 신파극을 2001년 재조명해 창작 신파극 <박돌이와 갑순이>를 만든 연출가이자 원로 연극인
장순안(68) 씨를 만나 보았다.


-창작 신파극을 기획한 의도는?

“1954년부터 기독교 방송에서 작가로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지요. 요즘 사람들이 시대극하면 저질이라고 생각하기에 진정한 우리극,
향토극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번 공연은 향토극을 바탕으로 한 해학극입니다. 본극은 조금 해학적으로 그렸으며 막간극의 경우는 1900년대 당시 유행했던
막간극의 맛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을 했지요. 또한 젊은층을 위해서도 막간극의 다양한 재미에 주력했답니다.”


-50년 넘게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저는 서라벌예술대학 1회 졸업생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예술에 대한 열정이 식은 적이 없어요. 관객들에게 감동적으로
뭔가를 전달해 주고 싶은 강한 욕망이 지금 이날까지 저를 있게 해주는 힘인 것 같네요.”







지은진 기자 http://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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