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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동대문운동장서 씨름하는(?) ‘오세훈’

  • 등록 2007.01.05 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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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뭐하나. 젊고 수려한 마스크, 친환경 시장을 캐치프레이즈로 취임 반년을 훌쩍 넘긴 미남시장이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공약을 둘러싼 노점상들과 체육계의 반발로 고단한 씨름을 벌이고 있다.

‘축구장,야구장 ‘오세훈 아우성’
서울 동대문운동장을 공원과 패션 복합단지로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공약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09년 11월까지 축구장(8100평), 야구장(5400평)을 헐고 이 일대 2만6천평을 패션과 디자인 산업을 선도할 디자인콤플렉스로 조성하겠다는 것.
하지만 계획의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여론수렴 작업을 거치지 않아 관계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축구장 안 풍물시장에서 영업 중인 청계천 노점상인들은 가장 강력한 오 시장의 씨름 상대. 청계천 개발 당초부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약속했듯 풍물시장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어 서민의 생존권을 지켜달라는게 이들 노점상들의 강력한 항변이다.
게다가 야구장을 헐겠다고 나서니 야구인들 반발역시 꼬리를 잇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한국 야구와 역사를 함께 한 ‘성지’인 동대문운동장의 철거에 반대 한다”며 “땅 장사를 하려는 서울시의 개발주의를 규탄한다”고 강력 항의했다. 이 성명에는 이종범 선수협회장 등 8개 구단 230명이 참가했으며 야구장 철거를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전격 열렸다. 이들 야구인들은 오시장의 방침이 철회되지 않는 한 시청 앞 1인시위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다. 오 시장의 야구장 철거계획은 전국 초·중·고 아마야구감독협회와 전국 대학야구 감독자협의회에의 거센 반발도 비켜가지 못했다. 야구인들과의 사전협의 없는 일방적 철거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이들은 1928년 한국야구사 최초로 감격의 홈런이 터진 동대문운동장을, 더우기 고교·대학야구 등 아마야구와 실업·프로야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한민국 야구전당을 절대 뒤안길로 보낼 수 없다는 눈물어린 주장이다.

찬탁과 반탁 집회, 몽양과 백범의 장례식도 치렀었는데…
한국야구사 산실임을 호소하는 야구계 뿐 아니라 이번에는 문화재청 마저 나서 야구장의 역사성과 보존 가치를 들어 철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식민지 조선의 울분을 달래주던 동대문운동장이 격동기 찬탁과 반탁 집회장소로, 또 몽양 여운형과 백범 김구의 장례식 장소로 사용되는 등 의미 있는 장소로 기억돼 있음을 적극 주목했다. 이미 동대문운동장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서울역사(1925년)나 시청본관(1926년), 조선총독부(1926년) 등이 한국의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음도 주지하라는 바.
이래저래 운동장 허물려다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 버린 오 시장. 하지만 가장 힘든 상대는 누가 뭐래도 청계천 일대에서 근근히 생계를 꾸려오다 이명박 전 시장 말만 믿고 운동장안으로 들어온 수많은 노점상들이다.
현재 동대문운동장 축구장 안 풍물시장에서 영업 중인 청계천 노점상들은 오 시장이 ‘풍물시장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한 이명박 전 시장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촉구다. 청계천 복구 공사로 지난 2004년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전한 이들은 벌써 올해로 세번째 겨울을 이곳에서 맞고 있다.

청계천에 이어 동대문서 또 뺨 맞는 사람들
서울시 계획대로면 시는 ‘시정운영 4개년계획’에 따라 새해 10월 공원조성공사 착공 이전까지 풍물시장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에서도 4월까지 현상설계를 거쳐 11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공사에 착수한다는 것. 청계천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동대문 풍물시장으로 옮겨 안긴 했지만 이 계획대로면 이들 노점상들에게 이 전시장의 약속따윈 이미 물거품이다. 시는 일단 풍물시장 상인들에 대한 대책은 차차 마련해 가겠다는 입장이나 이를 고스란히 믿는 상인은 드물다. 믿었던 시장의 개발논리에 밀려 왼쪽뺨을 내준 사람들은 이번에는 또다른 시장의 개발논리에 오른뺨도 내줘야 할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오 시장의 동대문운동장 개발계획은 서울시의회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아논 상태다. 이미 시가 상정한 상당부분의 예산이 삭감조치되기도 했거니와 시의회 예결산특위 이수정 의원은 “이 공원화 사업에 대해 노점상과 야구인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운동장엔 공사만 있고 사람이 없다”며 강력 비판해 눈길을 모았다.
시의회, 체육계, 문화재청에 이어 청계천 노점상인들마저 합세한 동대문운동장 허물기 반대 한목소리. 사면초가 오 시장의 ‘샅바 싸움’이 승리를 예견하기 어려울만큼 궁지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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