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최근 3년간 DAN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266건의 미제사건의 범인이 밝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DAN데이터베이스란 지난 2010년 7월26일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검찰과 경찰에서 구축해 운영 중인 유전자 정보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0년 7월26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DNA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266건의 미제사건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절도(850건)가 가장 많았고 ▲성폭력(232건) ▲기타(133건) ▲강도(46건) ▲살인(5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검찰은 DNA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미제사건의 수사를 재개해 432건을 유죄 확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DAN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15년 전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밝혀지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15년 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대생이 숨지기 전 스리랑카인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밝혀낸 뒤 1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2명을 기소 중지했다.
이 사건은 1988년 당시 교통사고 현장에 남겨진 여대생의 속옷에서 정액DNA가 발견되면서 사망원인에 대한 여러 의혹이 일었지만 DNA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관된 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유족으로부터 고소장을 다시 접수한 검찰은 DNA분야 등 과학수사기법과 끈질긴 수사로 유족의 묵은 한을 풀어줬다. 또 지난 2012년 지적장애가 있는 여학생(당시 15)을 성폭행 한 후 범행을 부인하던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여성모발을 수거, DNA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와 동일한 유전자형임을 밝혀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또 B씨가 교통사고를 저지른 후 구속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사건에서 사고차량에 대한 DNA 감식을 통해 운전석 에어백에 남아있던 운전자의 DNA를 확보해 이를 근거로 B씨의 범행을 자백 받았다.
한편 대검찰청은 DNA데이터베이스 구축 3년을 맞이해 이같은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서울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DNA 법과학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움에는 미국 FBI 법과학연구부장인 브루스 부도울(Bruce Budowle) 교수와 DAN법 전문법률가인 팀 쉘버그(Tim Schellberg) 변호사를 비롯한 해외 전문가들과 국내 교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검찰 관계자는“DNA데이터베이스는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사회 안전망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며“검찰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17년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제27회 국제법유전학회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