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발생한, 한국인이 탑승한 관광버스에 대한 테러를 기점으로 과격 이슬람 단체들이 또다시 관광객이나 민간인들을 겨냥한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나이반도에서 관광객들을 직접 겨냥한 테러가 일어난 것은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휴양 도시인 샤름 엘-셰이크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로 이집트인과 외국인 관광객 88명이 사망했다.
테러 단체가 외국인들을 겨냥해 폭탄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이집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집트에서 관광사업은 가장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정도로 이집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집트는 외화수입의 20%를 관광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시나이반도는 외국인 납치와 테러 공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위험 지역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진 2011년 이후 무법천지로 변했다.
지난해 7월 모함메드 모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시나이반도에서 지하드가 100여 차례가 넘는 테러를 감행했을 정도로 이들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세력으로 시나이반도를 근거지로 하고 있다. 이 이슬람 과격단체는 앞으로도 이집트 경제와 관광산업, 이집트 군사령관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모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세력을 크게 확장했다.
시나이반도에는 또 다수의 테러단체 외에 이집트 중앙정부의 지배에서 벗어난 베두인족이 흩어져 거주하고 있다. 사나이반도에 사는 베두인족은 대부분 극빈층으로 이집트 중앙정부의 뿌리 깊은 차별에 분노하며 관광객 납치 송유관 파괴, 경찰서 습격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시나이반도 내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는 베두인족 출신 지도부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테러단체가 한국인을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 테러단체가 관광버스를 노린 것은 이집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벌인 행동으로 보인다.
시나이반도 리조트 일대는 유럽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적지 및 관광지였지만 지난 3년 간 이집트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관광 수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시나이산이 있어 순례객들이 이 지역을 많이 찾고 있지만 이집트 정세가 매우 불안해 시나이반도는 사실상 지하드가 장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