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기동취재반] 지난 6일∼11일 사이 강원 동해안과 산간지방에 내린 눈이 100여년 만에 내린 최대폭설로 기록되면서 복구작업에 한창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기상청이 12일 밤∼13일 오후까지 강원 동해안과 산간지방에 5∼1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또 다시 피해가 발생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2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강원 영동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요청했다.
최 지사는 “100여년만의 폭설로 제설작업에 필요한 예산이 모두 소진된 상황”이라며 “정부에 15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 재난안전 대책본부는 이번 폭설이 1911년 기상청 관측이래 최고를 기록해 미시령 152㎝, 진부령 132㎝, 대관령 124㎝, 강릉 117㎝, 고성 101㎝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6일 오후부터 도로 제설작업을 시작해 현재 도내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로의 제설작업은 완료됐으나 59번 국도 양양~강릉 10㎞ 구간이 통제됐고 시가지의 대로 및 이면도로 곳곳이 아직 제설 작업중이다.
이번 폭설로 강릉·동해·속초·삼척·고성의 5개 시·군 32개 노선 256㎞ 구간의 시내버스가 단축 운행중이며 강릉·삼척 2개 시·군 8곳의 마을 65세대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일정구간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현재 영동지역의 학교는 강릉 5, 양양 1, 고성 1, 삼척 1개교 총 8개교가 휴교중이다.
또한 이번 폭설로 도내 8개 시·군에서 비닐하우스 95동과 축사·퇴비사·농기계 창고 등 60동 총 155개 농업 시설이 붕괴돼 16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삼척시에서는 지난 10일 하마읍의 게이트볼장 지붕이 붕괴돼 약 7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하장읍 하장초등학교에서도 체육관 지붕이 붕괴되면서 15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
강원도 재난안전 대책본부는 시가지 이면도로와 교통두절지역 진입로를 중심으로 조속한 제설 작업과 농·축산 시설의 신속한 복구로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로 고립된 80대 노인 등 주민 6명이 군 장병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육군 제2사단 쌍호부대 장병들은 12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일원에서 복구작업을 벌이던 중 주민들로부터 인근 마을인 신평리 한 농가 80대 노인 부부와 주민 등 6명이 고립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장병들을 긴급 투입해 구조활동 5시간 30분만인 이날 오후 4시 구조를 완료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투입된 장병들은 먼저 1차로 1m 높게 쌓인 마을진입로 1km 구간을 맨몸으로 이동로를 확보한 뒤 제설작업을 펼친 끝에 고립 1주일만인 이날 주민들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이날 장병들에 의해 구조된 김해용 할아버지(85)는 “이런 폭설은 난생 처음 겪는다. 스레이트 지붕위에 산더미같이 쌓인 눈이 내려앉을 까 봐 밤샘 뜬 눈으로 새웠다”며 “이제 서야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국토방위에도 여념이 없는 장병들이 늙은 몸을 구하기 위해 달려와 구조해 준 것에 대해 고마울 뿐"이라며 "이런 장병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장에서 구조작전을 지휘한 수도탈환대대장 원재윤(40) 중령은 “처음 소식을 듣고 연세가 많으신 분이라 걱정이 앞섰는데 건강한 모습이 보니 기쁜마음이 앞선다”며 “앞으로도 계속되는 폭설로 힘들어 하는 지역주민들의 고충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대민지원에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쌍호부대는 이번 폭설로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지난 11일부터 부대장 등 600명이 장병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