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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동의 신세계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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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신드롬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자원빈국에 세계 유수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사막 위에 최첨단, 초대형 건물이 들어선다. 사막에서 모피 코트가 웬 말이며, 질주하는 스키어가 가당키나 한 말인가. 하지만 두바이가 이 모든 것을 해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힘, 발상의 전환이 두바이를 ‘중동의 기적’으로 탈바꿈시켰다.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을 현실과 접목해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바로 ‘두바이의 경쟁력’이다.

두바이의 변신… 비석유 부문에 집중 투자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아부다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족이다. 인구는 124만 명인데, 20%만이 자국민일 뿐 80%는 주로 남아시아,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로 독특한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 석유가 나오긴 전만 해도 두바이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았던 빈국이었다. 1976년 처음 석유가 발견하면서 주요 산유국 중 하나로 부상했지만, 아라비아 반도 동부에 걸프해를 북서쪽으로 바라보고 위치한 두바이 일원에는 원유매장량이 많지 않았다. 두바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할 정도다.

당시 두바이를 이끌었던 셰이크 알시드는 2020년 석유 매장량이 바닥날 것을 예측하고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벌여왔다. 그리고 그 바통을 아들인 셰이크 모하메드(57세)가 이어받아 성공을 이룬 것이다. 무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바이는 과감히 이념과 명분을 벗어던지고 철저히 실리주의를 추구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고, 각종 규제를 풀어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인식시켰다. 저렴한 노동력에 노동쟁의가 없고 면세 혜택을 줌으로써 멍석을 깔아놓은 것이다. 리스크를 감내하고 두바이 정부가 선(先)투자를 한 것도 외국자본의 신뢰도를 높였다.
두바이도 과거엔 외국인과 외국자본에 배타적이었다. 하지만 석유의존 없는 두바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단을 내렸다.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은 ‘자유지역(free zone)제도’를 만들어 외국기업을 유혹했다. 원래 두바이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1985년 최초로 지정된 제벨알리 자유지역에서는 외국인이 부동산에 100% 투자를 할 수 있다. 관세도 법인세(15년간)도, 부가세도 면제다. 과실 송금도 자유롭고 기업관련 행정도 원스톱 서비스로 처리해준다.
기업 활동의 걸림돌인 노동쟁의가 인정되지 않아 기업은 노무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월 10~30만원에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제한 없이 채용할 수 있다. 중동·아프리카의 중심으로 원료와 상품을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으로 현재 제벨알리 지역에는 120여개 국가의 5천400여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중 100개가 넘는 기업이 포천 500대 기업으로 한국기업도 삼성, LG 등 31개나 된다. 사실 우리 정부도 2003년 부산·인천·광양 3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동북아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정부의 건설과 규제는 여전하고 정부와 지자체간 권한 다툼이 여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막 위의 도시… ‘세계 최대·최고·유일’
이를 토대로 두바이는 물류·비즈니스·금융·관광의 허브(중심)도시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석유 외 마땅한 자원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최대, 최고, 유일’의 건물을 건립했다.
최고층 빌딩이자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 들어설 ‘버즈 두바이’를 비롯해 최초의 7성급 호텔(버즈 알 아랍), 최대 인공섬 단지(팜 아일랜드와 더 월드), 최대 테마파크(두바이랜드), 최초의 해저호텔(하이드로폴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무 자원 없이 사막 위에 건축과 도시를 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다.

두바이를 세계에 알린 결정적 계기는 높이 321m의 ‘버즈 알 아랍’ 호텔이다. 흰 돛단배 모양을 본뜬 이 호텔은 해변에서 280m 떨어진 인공섬 위에 서 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을 타깃으로 세워졌고 내부는 순금 800톤으로 발라져 그 진가를 높이고 있다.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아일랜드’는 그 해안선 길이만 무려 72km다. 이 근처엔 수심 20m 바닥에는 수중호텔 ‘하이드로폴리스’가 세워질 계획이다. 300개의 인공섬을 세계 지도 모양을 본 따 조성중인 ‘월드 프로젝트’는 2008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막에 운하를 파서 첨단 도심 빌딩을 만드는 ‘비즈니스 베이’프로젝트가 현재 기반 조성 중이며, 사막 한복판에는 세계 최대의 디즈니랜드보다 3배 이상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두바이랜드가 추진될 계획이다. 발상의 전환과 OK전략으로 ‘모래 위의 집’ 두바이는 ‘쇼핑의 천국’으로 거듭났다. 두바이 전국이 면세로, 1년에 두 번씩 최고 85%까지 할인 이벤트를 한다.
값비싼 모피코트가 사막에서 불티나듯 팔리는 진풍경은 이상할 일이 아니다. 두바이의 화려한 재기는 지난해 관광객은 600만명을 끌어들였다. 이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2018년에는 무려 1억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제2의 중동 바람
두바이는 또 ‘선택과 집중’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자유지역이나 특정구역 내에 동종 또는 관련업종별로 군락을 조성해 특정업종이 집중 개발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바이 미디어시티’, ‘두바이 인터넷 시티’, ‘두바이 전시시티’, ‘두바이 건강.의료시티’, ‘두바이 엔터테인먼트시티’ 등이 그런 목적이다. 두바이의 부동산 회사 아스테코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부터 1년간 두바이의 주택 임대료는 평균 25% 상승했으며 물량이 부족한 방 1개짜리 아파트의 임대료는 30% 정도 뛰었다. 그 사이 부동산 값도 많이 올랐다. 두바이의 부동산 회사 아스테코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부터 1년간 두바이의 주택 임대료는 평균 25% 상승했으며 물량이 부족한 방 1개짜리 아파트의 임대료는 30% 정도 뛰었다. 지난해 두바이를 찾은 방문객 수는 2천500만명. 부동산 자산규모는 200조원. 현재 진행 중인 공사 규모 200조원에 이른다.
두바이의 파격적인 변신에 중동엔 ‘제2의 두바이’ 바람이 불고 있다. 인접 국가인 카타르는 ‘10년 안에 두바이를 따라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팜 프로젝트를 본뜬 ‘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나라 전체를 뒤집어 엎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같은 중동의 허브 도시 건설 붐이 중동 각지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교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회의 땅’ 두바이에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 집중하고 있다. 두바이가 세계 최고층 빌딩을 목표로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는 삼성물산이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 건물은 803m의 초대형 건물로 첨단공법으로 3일에 한 층씩 올라가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세계 최대 높이’ 건설을 위해 정확한 높이는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SDS , KT, 쌍용정보통신 등 국내 IT업계도 중동을 향한 포문을 열고 있다. 삼성SDS는 두바이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현지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KT는 카타르 국영 통신사업자 큐텔과 U시티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 정치가, 기업가들 ‘두바이’ 배우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설업체의 투자열기도 빨라지고 있다. 반도건설은 주상복합 ‘두바이 반도 유보라 타워’를 지어 국내 판매를 한 결과 대성공을 거뒀다. 주상복합 및 사무실분양사업을 추진 중인 성원건설도 “임대수익을 겨냥한 국내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최근 두바이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부산기업의 현지진출을 지원하고 중동지역의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두바이의 성장방식에 대한 관심이 투자열기가 높아 각국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열사의 나라’에서 ‘꿈의 오아시스’로 탈바꿈한 두바이를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두바이에서 창조경영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다.
전직 경제 관료와 경제학자 모임인 ‘국제비즈니스센터(IBC)포럼’의 두바이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두바이를 둘러보고 “탈(탈)이데올로기의 리더쉽 없이 한국의 동북아 허브 구상은 한낱 꿈”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현 정부의 이념 지향적 정책과 과잉 규제로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말을 뒷받침 하듯 현지에서 주상복합건물을 분양중인 한국 기업인은 “토지 매입에서 분양까지 7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만 수년이 걸리는 한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두바이의 성장방식의 시사점에 대해 박광명 대한항공 두바이 지점장은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잇따르고 있고, 의사결정의 신속함과 절차의 간소화가 기여했다고 본다”면서 “예전엔 여기 관리들이 뭘 요청하면 ‘인샬라(신의 뜻이라면)’, ‘노(NO)'라고 했는데 지금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한다”고 두바이의 기업철학에 높은 평가를 했다.
과감한 규제의 철폐도 두바이의 성공요인이다. 백승진 삼성건설 전무는 “여기선 종교까지 자유화하고 술 안 먹는 이슬람 국가에서 술 규제까지 풀고 있다”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국제학교가 들어서는 등 외국인이 살기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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