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6℃
  • 구름많음강릉 14.9℃
  • 구름많음서울 8.6℃
  • 박무대전 10.6℃
  • 연무대구 13.3℃
  • 맑음울산 17.3℃
  • 박무광주 11.7℃
  • 구름조금부산 17.0℃
  • 흐림고창 9.9℃
  • 흐림제주 16.2℃
  • 구름많음강화 7.4℃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12.9℃
  • 흐림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6.3℃
  • 구름조금거제 15.8℃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남북간 평화사업이 ‘반쪽자리’로 전락한 사연

URL복사

과정이야 어찌됐든, 정부는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하기로 했고, 관련 기업들은 정부의 약속을 믿기로 했다. 정부가 벌인 일이라 사업을 계속하겠다고는 했으나, 이 사업에 시종 태클을 걸어오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개성공단은 북한사회에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심는 전진기지로 만들어 남북 간 평화 도모를 취지로 출발했다.
야심차게 벌여놨지만 개성공단 사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미국의 압박은 거세지고 이런 와중에 ‘각종 부실과 사업성 없음’이 속속 드러나 ‘반쪽자리’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북한 근로자 임금이 샌다
정부가 대북 제재 수위를 높여감에 따라 새로운 대북사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 운영되는 사업도 대부분 현상유지 차원에서 관리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본단지 분양은 기약이 없는 상황.
미국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북한 정권의 돈줄로 의심하며 제재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한반도 전문가 래리 닉시 연구원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월급 57.5달러 가운데 30달러가 북한 노동당에 유입되고 실제월급은 10달러에 불과하다”며 개성공단 사업 전면 재검토에 한 표를 던졌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투자금이 핵개발 자금으로 유용됐다는 비판이 “터무니없다”고 반색한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에 따르면 북측에 인건비로 지급한 규모는 작년과 올해 총 650만 달러로 추산된다. 3억 달러 이상 소용되는 핵개발 자금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인건비 규모가 작긴 해도 북한 당국의 자금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해명할 근거가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으로 북측에 제공되는 임금과 투자비, 관광대가로 보내는 돈의 용처에 대한 모니터링이 사실상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입주 기업체들이 북한 근로자를 채용하는 구조는 북한 당국을 거치게 돼 있다. 채용인원을 입주기업이 알선업체에 요청하면 인원당 17%의 수수료를 받고 지원해 준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의 임금 지급 방식은 입주기업이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달러로 전달해주면 임금의 15%에 달하는 7.5달러 정도를 사회시책비(근로자의 주택. 의료. 산재 비용)로 내고 나머지는 배급표나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 돈이 북한 근로자에게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파악하긴 사실상 어렵다. 기업협의회 이임동 부장은 “개별 근로자에게 임금을 나눠주는 것은 북한 총국의 관할 사항이기 때문에 사실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 “임금의 투명성을 위해 ‘임금 직불제’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사업의 ‘암운’
하지만 북측은 구매나 환전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거부해 왔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근로자 임금을 챙긴 뒤 근로자들에게 북한 돈으로 5,000천원 정도만 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달러 정도). 금강산 관광대금 모니터링은 더욱 어렵다. 금강산 관광대가로 초기에 지급한 5,456억원은 물론 매달 북한에 보내는 입신료도 용처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개성공단 사업의 지속성을 정부가 천명하고 나섰지만, 사업 자체에 대한 ‘암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요는 통일부가 사업성도 없는 개성공단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개발 사업을 참여하고 있는 토지공사는 개성공단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만 것으로 드러났다. 개성공단 사업이 주변의 노동인력 부족과 전력, 용수, 교통난으로 인해 사업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개성공단사업이 3단계로 추진되기 위해선 북한 노동력이 최소 50만명이 필요한데 개성시 인근 인구를 다 합쳐도 38만명에 불과하다는 점과 용수부족으로 인한 임진강댐 건설과 전력공급 부족 해소에 필요한 발전소 건설 추진 등을 따지면 사업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사업이 지속될 경우 막대한 피해를 보게 돼 있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 주장도 나온다. 내년부턴 특히 무상지원의 비중이 높아 ‘대북사업 퍼주기’ 논란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정부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개성공단사업에 투자하는 재원은 총 1조381억원. 이 중 60%에 달하는 6,099억원은 무상지원방식이다. 북핵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지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지원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입을 손실규모가 총 사업기간 50년을 감안하면 9,6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손실분이 국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지난 7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실시한 조사에서 현재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13개 기업 중 11개는 적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억측”이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정부 믿지만, 사업 무산되면 정부가 책임져야’
사업을 시작한지 2년도 안됐고 이제부터가 이익이 날 시점인데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이임동 부장은 “인건비 등이 싸기 때문에 일단 가격 경쟁력이 있고 이제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을 볼 때인데 시장을 너무 모르는 소리”라고 꼬집는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측은 올해 말까지 30개 기업이 가동돼 연간 생산액 8,000만 달러, 수출 1,5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경우 그 경제적 피해는 막대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특별한 대책도 없다. 투자금에 대한 손실보조 외에 생산중단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보상대책이 전무하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39개)은 각 사별 최소 26억~16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손실보조제도(사고가 생길 경우 투자금액을 보호받을 수 있는 일종의 보험 장치)도 보험료가 비싸 신원과 태창, 로만손 등 3개 기업만 가입돼 있다. 핵실험 발표 이후 14개 업체들이 가입 신청에 합류했다. 손실보조제도의 손해보상금액이 ‘총 투자금의 90%, 혹은 최대 50억원’으로 터무니없이 적어 완전한 안전장치는 되지 못한다.
입주 기업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관련 업체들이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개성공단은 안전하니 정부를 믿고 투자하라’며 개성공단 투자를 독려해왔다”면서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조업중단으로 발생하는 무형의 손실까지 모든 손실을 보상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