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3 (일)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인물

김동길 칼럼/ 한국이 서있는 자리

URL복사

한국이 서 있는 자리





사람마다 서있는 자리가 분명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공자께서도 가르쳐주었다. ‘나이 30에 입장이 뚜렷해졌다.(三十而立)’고 하는 것은 사람이 철이 들만한 나이인 30이 되었으면 누구도 흔들지 못할 확고부동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나이가 30이 되어도 자기의 설자리를 찾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는 자는 사람구실을 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된다.
개인만 아니라 국가도 또한 그런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이 나라의 설 자리는 이미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헌법 1장 1조에 보면 “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ⅱ)대한민국의 주권도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두마디의 헌법조항이 대한민국의 설 자리를 확고부동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 헌법이 존속하는 한 대한민국은 이 헌법의 뜻을 위하여 존재하고 이 뜻을 위하여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바꾸어서 말하자면 헌법이 밝혀주는 대한민국의 설자리가 흔들리거나 흔들리다 못해 그발판이 무너져버리면 대한민국은 이미 대한민국이 아닌 것이다. 잘 사는 나라들, 흔히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나라들은 헌법이 있으면 그 헌법을 사수하려 하고 성문화된 헌법이 없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헌법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볼 수가 있다. 영국이 그런 나라이고 프랑스가 그런 나라이고 독일이 그런 나라이고 미국이 또한 그런 나라이다. 선진국들도 그들이 서있는 그 자리, 그바탕을 존중할 뿐 아니라 그 바탕을 지키기 위하여는 목숨을 버리는 일마져 서슴치 않는 그 정신 때문에 그들은 선진국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정신이다. 근본이나 원칙을 지키려는 투철한 의지와 헌신적 노력이 그들선진국에게 오늘의 영광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이 요새 정치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매우 큰 시련을 겪고 있는데 전혀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은 전에 없이 실망과 낙담속에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고 말한 기업인이 있었다. 그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그가 확고부동한 발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위기는 대한민국이 서있는 그 발판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의 핵심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국민이 믿으려하지 않는 까닭은 이미 그 발판이 많이 흔들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자유민주주의를 떠나서는 대한민국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나라인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한 나라인가. 그 점이 매우 애매하게 되었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이 이토록 어수선하고 쉬운 말로 하자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화투쟁으로 숭리하여 역사이래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였다는 사람들이 정치일선에 내세웠던 사람들 또 오늘 내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민주화에 관련됐던 사람인가 아니면 유신체제나 신군부의 독재하에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인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8년의 장기집권 때문에 그리고 그 오랜세월동안 사회적안정 또는 경제적 발전등을 내세우며 인권탄압을 서슴치않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 흔히 독재자라고 불리우던 그가 오늘 각광을 받게되고 국민이 우러러보는 위대한 지도자로 부각된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김대중대통령이 그렇게 원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본의건 본의가 아니건 이 나라의 민주화투쟁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하므로 자유민주주의는 제구실을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마땅히 서있어야할 그 자리 즉, 자유민주주의의 굳건한 토대위에 서있어야 하고 서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 땅의 지도자들이여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각오는 되어있는가.





철학박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사)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http://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3법·노란봉투법,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중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방송3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랑 의회는 왜 있나.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 의견 표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사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법안 상정과 발언 기회 박탈을 놓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이 법사위원장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한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KNSO아카데미 ‘컬러풀’ 공연...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협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8월 20일(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NSO아카데미 5기 청년 교육단원들의 성과를 담은 무대 ‘컬러풀’을 선보인다. KNSO아카데미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무대 경험과 실무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2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 통합 공모를 통해 교육단원 60명이 선발됐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이들은 국립심포니뿐 아니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내한한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단원들과 솔리스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밀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총 14회의 실내악 및 지역 공연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과 앙상블 역량을 실전에서 체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상반기 동안 갈고닦은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현대음악, 협주곡, 교향곡을 아우르며 단원들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의 포문은 김은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연다.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국립심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