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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한국이 서있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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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서 있는 자리





사람마다 서있는 자리가 분명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공자께서도 가르쳐주었다. ‘나이 30에 입장이 뚜렷해졌다.(三十而立)’고 하는 것은 사람이 철이 들만한 나이인 30이 되었으면 누구도 흔들지 못할 확고부동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나이가 30이 되어도 자기의 설자리를 찾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는 자는 사람구실을 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된다.
개인만 아니라 국가도 또한 그런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이 나라의 설 자리는 이미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헌법 1장 1조에 보면 “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ⅱ)대한민국의 주권도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두마디의 헌법조항이 대한민국의 설 자리를 확고부동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 헌법이 존속하는 한 대한민국은 이 헌법의 뜻을 위하여 존재하고 이 뜻을 위하여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바꾸어서 말하자면 헌법이 밝혀주는 대한민국의 설자리가 흔들리거나 흔들리다 못해 그발판이 무너져버리면 대한민국은 이미 대한민국이 아닌 것이다. 잘 사는 나라들, 흔히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나라들은 헌법이 있으면 그 헌법을 사수하려 하고 성문화된 헌법이 없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헌법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볼 수가 있다. 영국이 그런 나라이고 프랑스가 그런 나라이고 독일이 그런 나라이고 미국이 또한 그런 나라이다. 선진국들도 그들이 서있는 그 자리, 그바탕을 존중할 뿐 아니라 그 바탕을 지키기 위하여는 목숨을 버리는 일마져 서슴치 않는 그 정신 때문에 그들은 선진국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정신이다. 근본이나 원칙을 지키려는 투철한 의지와 헌신적 노력이 그들선진국에게 오늘의 영광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이 요새 정치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매우 큰 시련을 겪고 있는데 전혀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은 전에 없이 실망과 낙담속에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고 말한 기업인이 있었다. 그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그가 확고부동한 발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위기는 대한민국이 서있는 그 발판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의 핵심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국민이 믿으려하지 않는 까닭은 이미 그 발판이 많이 흔들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자유민주주의를 떠나서는 대한민국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나라인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한 나라인가. 그 점이 매우 애매하게 되었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이 이토록 어수선하고 쉬운 말로 하자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화투쟁으로 숭리하여 역사이래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였다는 사람들이 정치일선에 내세웠던 사람들 또 오늘 내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민주화에 관련됐던 사람인가 아니면 유신체제나 신군부의 독재하에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인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8년의 장기집권 때문에 그리고 그 오랜세월동안 사회적안정 또는 경제적 발전등을 내세우며 인권탄압을 서슴치않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 흔히 독재자라고 불리우던 그가 오늘 각광을 받게되고 국민이 우러러보는 위대한 지도자로 부각된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김대중대통령이 그렇게 원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본의건 본의가 아니건 이 나라의 민주화투쟁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하므로 자유민주주의는 제구실을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마땅히 서있어야할 그 자리 즉, 자유민주주의의 굳건한 토대위에 서있어야 하고 서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 땅의 지도자들이여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각오는 되어있는가.





철학박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사)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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